교계/교회

95회 기장총회, "김정일식·현정부식 아닌 하나님식이어야"

13일부터 원주 영강교회에서 기장 제95회 총회 개최

'하나님의 식'만이 뜻을 땅에서도 이뤄지게 해

전례 없는 공청회 결과로서의 선거에도 주목

제95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전국 각 노회 총대들과 각 대륙별 해외 파트너 교회 대표와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13일부터 원주 영강교회에서 개최됐다.

전국 노회를 대상으로 전례 없는 7차례 공청회 개최 결과로서의 선거가 주목받은 이번 총회에서는 2013년 WCC 부산총회 관련 준비와 기존의 비전2015운동의 구체화 방안, 생명의 강 살리기 운동, 평화통일운동 및 북한 돕기 등이 주요 헌의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와 평화, 생명을 상징하는 24개의 상징물을 전국 목사 부노회장단이 제단에 봉헌하는 것으로 시작된 개회예배에서 김현배 총회장은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선포했다.

설교를 통해 김 총회장은 우리나라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나 남북긴장상황이 여전하고, 국내적으로도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와 불안정이 발생하며 창조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 총회장은 불안하고 어두운 시대에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게 하기 위해 기장이 부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정직하고 정의롭게 살아야 하며 이를 위해 하나님과 함께 행동하고 그 분께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행동'에 대해서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 논리의 노예가 되고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발언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러면서 김 총회장은 뜻과 이념, 사상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그리스도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행동이 내식, 세상식, 진보주의식, 보수주의식, 사회주의식, 민주주의식, 공산주의식, 미국식이나 김정일식이나 현정부식이 아니라고 나열하며 이것이 '하나님의 식'이어야 하며 자기 부인과 희생에서 그 힘이 나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개회예배에서 모인 헌금은 수해를 입은 북녘 동포들을 위해 쓰일 것으로 공표됐다.

세계교회와의 교류를 폭넓게 지속해 온 교단답게 개회예배에 이어진 교제 순서에서는 배태진 총무가 해외 파트너 교회와 내빈들을 소개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그리스도교교회, 재일대한기독교회, 대만장로교회, 동티모르교회, 필리핀그리스도연합교회, 뉴질랜드장로교회가 참석했고, 북미주는 캐나다연합교회, 유럽은 독일서남지구선교협의회, 아프리카는 동아프리카장로교회 대표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하며 북한 쌀 지원을 막아 온 정부에 대해 비난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상당수의 총대들은 "총회에서 정치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당 논리를 따르지 말자는 김현배 총회장의 설교가 이런 뜻 아니었냐"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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