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들과 교계 및 학계 인사들 ⓒ김태양 기자 |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진보와 보수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역사적인 연대를 해냈다.
7일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Christian Network for Peace and Unification, 이하 평통기연, CNPU) 창립대회가 열렸다.
김명혁 목사(강변교회)가 임시의장을 맡은 창립총회에서는 정관채택과 아울러 상임공동대표와 상임고문 등 실무임원 선출이 진행됐다.
상임공동대표로는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가 선출됐고, 상임고문으로 김명혁(강변교회), 이만열 장로(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상숙 권사(CBMC-NBI), 이종복 감독(인천은혜교회)이 추대됐다.
허문영 박사(평화한국 상임대표,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는 경과보고에서 평통기연 운영위원들이 수차례 회동을 가지면서 한국기독교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하여 책임 있고 일치된 입장과 견해를 만들고 견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되었고 이를 위해 한국 개신교회가 두루 참여하는 대표성을 갖춘 평화 통일 담론 네트워크를 만들어내자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전했다.
허 박사는 평통기연이 각종 선언과 성명 발표를 비롯해 포럼 개최, 교육사업, 기도운동 등을 전개하며, 교회와 정부가 평화 통일 지원사업을 함께 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계의 축사도 이어졌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회장 김상복 목사는 내가 하는 일이 아니면 다 틀렸고 참여할 수 없다는 식의 개인 절대화가 아닌 통합적 사고가 한국 사회에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예장 통합 박위근 부총회장은 진보와 보수가 한 자리에 모여 통일의 작은 씨앗이 되기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기감 강흥복 감독회장은 통일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평통기연의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한국교회 복음주의권과 진보진영이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고민하며 이룩한 결실이라며 평통기연을 평가했고, 전 PCUSA 총회장이자 전 미국 NCC 회장 이승만 목사는 통일이 교회의 중심적인 과제가 되어야 하는 때에 해외 거주 기독인들 역시 힘을 보탤 것을 약속했다. 특별히 이 목사는 미국 외교정책이 우리 민족의 평화 통일에 도움이 되도록 해외에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화여대 박경서 석좌교수는 26년 전 WCC 아시아 국장으로 북한 가정교회에서 드린 예배를 회상하며 지금도 자유를 기다리는 북한의 형제자매들에게 평통기연이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평통기연은 2008년 신사참배 참회 선언과 같은 해 남북관계 경색 우려 성명 발표, 대토론회 개최를 거쳐 이듬해 한국교회 3.1선언 및 전쟁위기 우려 성명을 발표하며 밑그림을 그려오다 올해 8.15 대성회 통일분과를 주관하며 창립총회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천안함 사태 등으로 인해 남북교류가 중단되고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대북인도적 지원이 끊기자 국내의 5대 종단은 대북지원을 호소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여는 등 한 목소리를 내왔으나 개신교 복음주의권 종교인들은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일치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평통기연 출범을 통해 복음주의권 뿐 아니라 진보 기독교 진영까지 평화 통일 운동에서 발맞춰 갈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평통기연 조직의 면면을 보면 상임공동대표의 경우 예장 합동과 통합, 기감과 기장 등 교단별 안배가 두드러지며 이는 한국교회 연합을 향한 시도라는 풀이다. 여기에 성공회와 구세군 등 사회사업에 앞장서 온 교단들도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톨릭을 제외한 개신교만의 연대라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천주교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를 통해 지속적인 대북지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으며 카리타스 등 가톨릭 단체들도 세계적 차원의 대북 원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