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범과 변선환, 이정배 등으로 이어지는 토착화신학 제1~2세대에 이어 ‘제3세대’의 탄생을 알리는 책이 출간됐다. <제3세대 토착화 신학>은 전(前) 세대 토착화신학을 비평하는 젊은 학자들의 글을 엮었다 .
▲신간 '제3세대 토착화 신학'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
이정배는 토착화신학 2세대에 속하는 자신의 제자들이 “속속 귀국하여 강의하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3세대란 이름이 우리게게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이에 소장학자들과 함께 ‘제3세대 토착화론’을 주제로 여러 차례 모임을 가졌다.
‘정말로 3세대를 말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됐다. 이한영(감신대)는 수록글 ‘감리교 토착화 신학의 흐름과 전망’에서 “어쩌면 제3세대 신학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을 수 있다. 단지 전 세대에 대한 평가만으로 토착화신학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만일 3세대 토착화신학이 있다면, 과거 세대가 물려준 문제의식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면서 우리 세대에 물음에 응답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세대’라는 말은 지칭어로뿐만 아니라 학문적 계승자로의 의미를 띄고 중요한 키워드로서 반복되고 있다.
3세대는 토착화신학의 ‘민족’ 개념에 가장 많은 비평을 가했다. 김장생(연세대)은 토착화신학이 “원초적 민족주의론에 근거”했다고 보고 그러나 근래 들어 한국사회는 “원초적 민족론의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혈연적 단일성이 1990년대 이후로 깨지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현상 등을 언급하고 “이러한 변화는 토착화신학이 더 이상 민족론을 중심으로 한 범주에 머무를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일준(감신대) 역시 “’이주민 노동자와 불법 체류자를 위한 신학’이 한국적 신학 안에서 어떠한 확고한 지점을 얻을 수 있는지 물어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변선환 신학의 종교해방신학이 담지한 힘을 감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적 신학 혹은 민족 신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시대 환경 속에 토착화 신학을 어떻게 방향정위할 것인지를 말하고자 함”이라 피력하기도 했다.
토착화신학이 ‘교회 현장과 괴리가 많다’, ‘가치 지향적 성격으로 인해 충분한 현상적 서술이 부족했다’, ‘형식에 있어서 이야기(내러티브)가 생략됐다’는 등의 지적도 잇따랐다.
이정배는 3세대의 이러한 비평에 대해 “소위 2세대 신학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밝혔다. “3세대의 시각이 1세대 신학자들의 진정성을 충분히 숙지 못하고 다시금 서구적 담론으로 토착화 논의를 재단하고 있다는 반론” 등이 있었다는 그는, “내년쯤이면 3세대 토착화신학자들의 견해에 답하는 2세대의 본격적인 관점이 책으로 엮어지게 될 것”이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