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화여대 대학교회에는 2가지가 있었다. 첫째, 음식 둘째, 여성이었다. 이들은 음식으로 사람을 살리고 지구 환경을 살리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모였다. 생명환경운동의 이니셔티브는 역시, 여성인 것일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밥상위원회 이경자 위원장이 ‘생명의 밥상’ 메뉴로 소개한 건강주먹밥 ⓒ이지수 기자 |
유미호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제 한국교회에서 환경운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여성으로 언급되는 그는 참석자들에게 “생명밥상을 차리자”고 권고했다. 밥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고.
그는 5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밥상 오염’ 역사부터 설명했다. 50년대에 처음 등장한 ‘미원’은 순결하게까지 보이는 하얀색과 감칠맛으로 구매자들을 사로잡았지만, 하얀색은 원재료를 표백한 흔적에 다름 아니었다. 60년대에 등장한 라면은 수입 밀가루와 저질 지방에 사람들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70년대의 ‘새우깡’은 그 시엠송처럼 아이 손 어른 손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의 손에 가 닿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각종 첨가물의 인체 축적뿐이었다. 이제 한국은 300가지가 넘는 첨가물로 범벅 된 음식들로 밥상이 점령당하기에 이르렀고, 환경을 다 바꿔야 겨우 개선된다는 아토피 같은 질병까지 대두됐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기아로 시름하고 있는 한편엔 17억 명이 과다영양으로 시름하고 있다.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유미호 연구실장이 강연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유미호 실장은 이 모든 왜곡의 역사를 밥상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음식이 나를 살리는 것인지 죽이는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라. 회개하고, 제대로 먹자. 생명의 기운이 담긴 밥상을 차리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사람의 몸은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니 어떻게 아무 거나 그 안에 넣을 수 있겠나”는 그는, “또한 주님은 하늘에서 내려오신 밥이니, 밥을 먹을 때는 천천히 공손히 먹어야 할 것”이라며 ‘밥 신학’이라 불릴 만한 논리를 펴기도 했다.
▲“하늘서 주신 햇볕과 공기…건강한 밥상에서 다 느낄 수 있죠” 한국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밥상위원회 이경자 위원장. ⓒ이지수 기자 |
이번 강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0세가 훌쩍 넘어 보이는 ‘할머니 이경자 권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생명밥상위원회 위원장)는 당근, 우엉, 파 등 각종 채소의 효능을 설명하며 “야채 먹고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늘서 주신 햇볕과 공기가 나와 함께 한다는 것을 생각하며 살아있음 자체가 행복하다고 느끼게 한다”는 ‘밥상행복론’을 자신 있게 폈다.
이승원 생명밥상위원회 위원은 샐러드를 레시피를 재료를 갖고 나와 소개했다.
이번 강연은 ‘생명을 살리는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이화여대 신학대학원이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