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37)

몽고제국의 그리스도교

본지는 한신대 이장식 명예교수의 교회 역사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예수는 평신도였고, 초대교회 예수 운동을 이끈 무리들 역시 평신도들이었다"며 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무명의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을 조명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이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 함에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편집자주 


제5장 몽고제국의 그리스도교

몽고족이란 말은 일찍부터 다른 말로 불리기도 했는데 기원 전에는 스키타이인(Scythian) 또는 훈(Huns, 匈奴)으로 불리기도 했다.

5세기경부터 그리스도교 선교사가 터어키 족속에 파송되면서 중앙아시아의 몽고 왕국에도 선교가 되었다. 징기스칸 자신은 무교를 믿었지만 종교는 자유롭게 해주어서 여러 종교가 그의 영토 안에 들어왔다. 징기스칸 치세에 그리스도교 선교는 네스토리우스파 그리스도인들이었다. 네스토리우스파는 로마제국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어 아시아로 넘어왔기 때문에 로마제국과 적대관계에 있었던 아시아의 국가들이 네스토리우스파 그리스도인들을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선교의 자유를 주었다.

징기스칸 자신은 무교도였지만 그의 가족 중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의 아내와 딸들과 아들들이었다. 징기스칸의 아들 태종 오고타이(재위 1227~1241)는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지만 그리스도교를 관용하였고 오고타이의 장남 구유크(Guyuk, 貴由)는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고백하였고 카다크롬에 수도를 정하고 통치하였다(1241~1248). 이때 로마 가톨릭 교황 이노센트 4세가 수도사 카르피니스(Carpinis)를 구유크에게 보내어 선교의 허가를 요청했으나 실패하고 로마로 돌아갔다(1246). 구유크의 조정에는 카다크(Kadak)를 비롯하여 그리스도인 장관들이 있었고 그들이 그리스도교 원리를 정책에 반영시켰다.

구유크의 사촌동생 망가(Manga, 헌종)도 그리스도인이었는데 그의 비서 불가이(Bulgai)를 비롯하여 그리스도인 관리가 많았다. 이때 동양교회 수도사들이 수없이 많았고 망가의 거처인 천막 앞에는 교회당이 있었다. 망가의 동생 훌라구(Hulagu, 旭烈兀) 자신은 그리스도인이 아니었지만 그의 생모와 그의 아내가 그리스도인이었다.

이루칸 그리스도교 왕국

훌라구는 페르샤 전역을 정복하고 이슬람의 수도 바그다드를 마지막으로 공격하기 전에 칼리프에게 항복을 권하였지만 칼리프는 거절하고 이슬람 국가의 수도이며 이슬람교의 사생이 달린 바그다드 방어를 위하여 전력을 다하였으나 실패하고 1258년 2월 13일에 함락되었었다. 바그다드에서의 격전으로 디구루스 강물은 핏물로 변했고 그리스도인들은 사전에 다른 도시로 피신했다. 훌라구는 다음으로 시리아 지방을 정복하였는데 다메섹은 파괴를 면하였고 안디옥은 항복했지만 폐허가 되었다.

훌라구는 1260년에 바그다드를 수도로 정하고 이루칸(伊兒汗) 왕국을 세웠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여 보호하였다. 그의 아내는 열렬한 그리스도인이었다. 훌라구는 이집트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망가가 사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그만 두고, 페르샤의 서북지방에 있는 마라가(Maragha)를 수도로 정하여 주재하고 바그다드의 옛 이슬람 궁전을 네스토리우스파 동양교회의 총대주교 마키카(Machika)가 사용하도록 주었고, 그리고 새 교회당을 세우도록 허락하였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슬렘을 해치지 않도록 당부하고 그리스도교의 자유로운 선교를 보장했다.

그런데 바그다드의 그리스도인들은 자제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받았던 박해와 억압에서 벗어난 흥분을 가지고 절제해야 할 교회 절기에 술을 마시고 거리에 술을 쏟아붓고 또 모슬렘들의 옷과 사원 정면에도 술을 붓고, 그리고 거리에서 십자가를 들고 행렬하면서 앉아 있는 상인들을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였고,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행패를 부렸다. 이러한 그리스도인들의 망동을 들은 훌라구는 경고를 보내고 때로는 그들을 엄벌하였다. 타크리트(Takrit)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모슬렘들을 약탈하였을 때 훌라구는 그곳의 그리스도인들 중 노약자를 제외하고 학살하고 그들의 교회당을 모슬렘에게 넘겨주었다.

훌라구는 팔레스틴 지방의 방어를 위하여 로마 교황 알렉산더 4세에게 원조를 청한 일이 있었는데 교황은 훌라구에게 로마가톨릭교회로 돌아오라고 권고하였다. 훌라구의 아들 아바가(Abagha, 阿哈哥)가 왕이 되어서 왕국의 중요한 정책을 수행하는 일에 그리스도인들과 유대인을 주로 채용하고 모슬렘들을 되도록 배제하였다.

이때 서양의 국가들이 이루칸 왕국에 대하여 호의를 표하고 친선을 도모하였다. 영국의 왕 에드워드(Edward) 1세는 아바가의 서신에 회답하면서 아바가가 예루살렘 성지를 보호할 생각을 가진 데 대하여 감사하면서도 십자군 파병은 교황이 정하는 것이어서 자기는 언제 다시 십자군이 파병될지 모른다고 말하였다. 아바가가 성지 수호를 위하여 서양의 그리스도교 국가들의 원조를 청한 것이 사실이었다. 에드워드 1세가 1270년에 성지를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이때 혹시 아바가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아바가의 동생 아마드(Ahmad)가 왕이 되어서 모슬렘 친구들의 권고를 받고 이루칸 왕국을 모슬렘 왕국으로 돌이킬 정책을 썼다. 그리하여 그는 그리스도교 박해를 선포하고 교회당과 불교 사원을 모슬렘 사원으로 바꿔버렸고 그리스도교의 총대주교를 체포하여 투옥시켰으나 그의 친모와 관리들의 요청으로 풀어주었다. 그가 이르칸 왕국을 모슬렘 왕국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신하들의 반대로 좌절되었고 아바가의 아들 아르곤(Arghon, 阿魯渾)을 왕으로 세웠다. 아마드는 도망갔다가 잡혀서 사형을 받았다.

이루칸 왕국의 정변이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사이의 종교적 세력의 각축전을 초래하였다. 아르곤이 죽고 그의 동생 카이카투(Kaikhatu, 該哈)가 왕이 되어 그리스도교를 옹호하였으나 그의 종형제 바이두(海都)가 반역을 도모한 틈을 타고 아라비아인들 곧 모슬렘들이 일어나서 도시와 촌락을 무차별 불태우고 양민을 학살하고 폭행하였고 카이카투가 살해되고 바이두가 왕이 되었으나 그도 수 개월만에 학살되었다. 이러한 정변을 틈타 모슬렘들이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고 교회당을 불살랐다.

아르곤의 아들 가짠(Ghazan, 合贊)이 왕이 되어 이슬람을 옹호하고 다른 종교를 금지하였다. 이때 교회당이 불타고 성직자들과 신도들을 체포하여 구타하고 부녀자들을 노예로 끌고 가서 팔아넘겼고 그리스도인들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약탈했다. 이때 아르메니아 국왕과 네스토리우스파의 총대주교의 노력으로 가짠은 다시 그리스도교를 옹호하는 정책으로 돌아서서 교인들에게 인두세를 면제해주고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였다. 모슬렘들이 반발하여 일어나서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시작하여 그리스도교도들과의 싸움이 벌어졌는데 이 싸움은 모슬렘들의 아라비아인과 그리스도교의 시리아인들 사이의 싸움이 되어 자못 치열하였다. 그리하여 가짠이 양자 사이의 강화조약을 맺게 하여 평화를 되찾게 하였다. 그는 영국 왕 에드뤄드 1세워 친교를 도모하고 그의 사신을 맞기도 하였다.

다음 왕은 아르곤의 삼남 울자이토(Uljaito, 鳥拉齊台)였는데, 그는 유아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이었으나 그의 아내가 모슬렘이어서 아내의 간계에 넘어가서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시작하여 교회당을 모슬렘 사원으로 사용하게 하였다. 그러다가 1308년에 태도가 일변하여 다시 그리스도교에 자유를 주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세금 일체를 면제해주는 칙령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슬람 신도들이 불만을 품고 왕에게 항의하여 아르빌(Arbil)산의 한 성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추방하는 명령을 왕으로부터 강제로 얻어내 추방을 시도하였으나 그리스도인들이 불복하고 대항하자 왕의 군대가 그 성에 쳐들어가서 거기 있던 가톨릭교회와 야곱파와 아르메니아인 그리스도인들을 학살하고 부녀자들을 노예로 팔려가게 했다. 심지어 임신부도 살해하고 젊은 미모의 여자들을 모슬렘 병사들이 취해 갔다.

이렇게 이루칸 왕국의 말기에는 왕들의 종교정책이 일관성이 없이 변하는 가운데 나라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혼란에 빠져들어 갔다. 징기스칸의 후예로 자처하고 나온 티무르(Timur, 帖木兒)가 군대를 이끌고 와서 정권을 장악하여 이루칸 왕국은 결국 1393년에 몰락하였다. 티무르는 몽고제국의 재건을 표방하고 페르샤 지방의 원정에 나서서 인도와 다메섹과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교회당과 수도원과 학교와 병원을 모조리 파괴하고, 모슬렘의 사원과 기관들을 보호하였다. 모슬렘들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대대적인 복수를 일삼았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체포되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쿠르디스탄의 산간 고지로 피신해 갔다. 이렇게 하여 페르샤 지방의 그리스도교 선교 활동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고 살아남은 신도들은 산간벽지로 피했고, 페르샤와 시리아와 기타 중동지역은 모슬렘 일색의 세계가 되었다.

티무르의 군대는 돌궐(突厥)족 터어키인 용장 바야찌드(Bayazid) 1세의 군대를 무찌르고 터어키를 패배시켰다. 티무르는 여세를 몰고 중국의 원(元)나라를 타도하고 새로 건국한 명(明)나라를 정복하려 하다가 도중에 죽어서 회군하였다.

동로마의 비잔틴 제국이 한때 티무르의 도움으로 무사하였다가 터어키족인 바야찌드의 손자 무라아드(Murad) 2세의 공격을 받고 콘스탄티노플이 파괴되었었는데 그의 아들 모하마드 2세의 공격을 다시 받고 아주 파괴되고 비잔틴 제국 황제 콘스탄틴 11세 때 그 제국은 완전히 몰락하였는데 이것은 콘스탄틴 1세의 건국 이후 1,200년이 되는 1453년의 일이었고, 1493년부터 완전히 터어키의 지배를 받게 되었고, 성 소피아 성전은 모슬렘의 모스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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