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생태학’ 둘러싸고 신학자, 과학자, 여성학자 모이다

생태학과 신학이 만나면 ‘생태신학’이다. 생태학과 여성학 만나면? 경제학, 심리학, 과학이 생태학과 만나면?

연세대 신과대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가 생태학(ecology)의 간(間) 학문적 대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생태학 전문 연구소도 아닌데 이렇게 생태학을 화두로 들고 나온 데에는 생태학이 신학의 새로운 화두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 반영됐다.

▲생태학과 신학, 과학의 만남.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전현식 소장(좌)이 연세대 대기과학과 이태영 교수의 발표 '에콜로지와 과학'을 경청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전현식 소장은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개인적, 사회적 존재이자 ‘생태적 존재’라는 인식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원의 개념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 특히 생태계가 급속도로 파괴되어 인간의 삶의 터전마저 상실되고 있는 오늘날에,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과학, 심리학, 여성학과의 만남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이 학문들이 생태학과 만나는 접점이 많기 때문이다. 17~18세기 과학혁명 이후 지구를 생명이 아닌 기계로 보는 기계론적·환원주의적 패러다임이 노골화되면서, 지구환경은 생태학을 얼마나 요청하게 됐는가? 여성학자들이 비판하는 남성 중심적 세계관은 자연을 멋대로 파괴하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과 얼마나 닮아 있는가? 이런 논의는 기독교에 기반한 생태 담론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과학과의 만남은 이태영 연세대 교수(대기과학)가 맡았고, 심리학은 정석환 연세대 교수(목회상담학), 신학은 전현식 소장(연세대연합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경제학은 신의순 연세대 교수(자원경제학), 여성학은 김현미 연세대 교수(문화인류학)가 맡았다. 각 발표의 논찬은 신학자들이 한다.

28일 첫 강좌에서 이태영 교수는 생태계 파괴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이러한 파괴의 배경이 된 자연과학의 인식론을 반성했다. 또 환경 문제 극복을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인식 방법이 생태적으로 전환되야 한다고 강조하고, “환원주의에 근거한 과학적 사고는 여전히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체론적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논찬한 이용주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이 교수의 발표 내용이 “인간과 자연, 부분과 전체의 유기적 관계에 집중하는 현대 철학 및 신학의 시도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긴 길을 돌아 드디어 생태라는 큰 이름 아래 다시 만나고 있는 것”이라 평했다.

앞으로 강좌는 11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연세대 서울캠퍼스 신학관에서 열린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