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이 무너지면 인간의 생활 기반이 무너져 인간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인간이 피부로 느껴야 한다. 때문에 (개발에 의한 효용가치와 생태 가치 등을)비교할 만한 척도가 필요하다. 생태 문제를 단순히 윤리적, 도덕적 측면에서 만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4일 오후 4시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의 한 신학관에서 ‘대학- 생태를 말하다’ 두번째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강사로 초청된 자원경제학자 신의순 교수는 개발의 효용가치와 비교 가능한 생태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진한 기자 |
4일 오후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가 주최하는 공개강좌 ‘대학, 생태를 말하다’ 두번째 시간. 강단에서 자원경제학을 가르치는 신의순 교수(연세대)가 경제학적 입장에서 생태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고전학파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등한계원칙’(equi-marginal rule)을 언급한 신 교수는 "이 경제 원리를 생물다양성 문제에 적용해 보자"고 제안했다. ‘등한계원칙’이란 어떤 선택에 따른 한계편익과 한계비용이 일치할 때 그 선택은 최적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신 교수는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무엇인가?"라며 "위협받는 생물 서식처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그로 인해 살아남는 생물종의 한계가치가 개발기회의 상실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경제적 가치 보다 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여기에서 단순히 생물서식처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생물다양성의 최적 보전수준은 얼마인가라는 식으로 문제를 명확히 하면 보다 경제적인 분석이 용이해 질 것이다"라고 신 교수는 전했다.
또 학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생태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하는게 적합한가라는 지적에 대한 답변도 이어갔다. 신 교수는 "돈이라는 화폐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가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참 좋을 것"이라면서도 "교환 수단으로서의 돈 만큼 공통적 가치를 매개할 수 있는 것이 없다"라며 현실적 한계를 전했다.
논평을 맡은 박일준 박사(감신대 기독교통합학문연구소)는 "생태경제학의 핵심 과제는 기존 경제학적 관점에서 부대비용으로 간주되는 생태비용을 어떻게 내부적 비용으로 수용토록 만들겠는가의 문제"라며 "치명적인 난점은 생태학적 비용을 산술적으로 계산하기란 극히 어렵다는데 있다"고 답했다.
이어 신 교수가 기존의 생산과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논평에 답변을 한 신 교수는 "생태경제학이 풀어야 할 숙제이며 과제"라며 "앞으로 생태를 주제로 한 학제간 연구가 활발히 지속돼 서로 간 발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럼을 주최한 기독교문화연구소 전현식 소장에게 ‘생태’를 주제로 한 관련 포럼의 정례화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