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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기윤실 운동은 모범을 보이는 운동이어야 한다.

행사 : 기윤실 내부간담회 기조강연
일시 : 2010년 11월 19일
발표 :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


8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에 교회다니는 학생들은 복음주의적 사회참여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고민에서 87년 기윤실 운동은 시작됐고, 핵심은 누구를 비판하기 앞서 우리 먼저 제대로 살자는 것이었다.

23년이 지났지만 나는 기윤실 운동이 지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G20 정상회의를 유치할 정도로 국가경쟁력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청렴국가 순위가 아직도 하위권이다. 경제력은 모르나, 도덕성은 너무 낮은 것이다. 얼마 전 기사를 보니 한국은 일본보다 무고는 540배, 위증은 430배 높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는 심각한 도덕적 암에 걸려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주관적 행복순위를 매겨보니 96개국 중 60위였는데, 경쟁만 강조하다 보니 도덕성에 대해서는 간과해 온 것이다.

도덕성을 정의해 보면 도덕성은 소극적으로는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일부러 손해를 보는 것인데, 최근 사회를 보면 최소한 소극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아도 다행인 시대가 된 것 같다. 아울러 도덕성은 도덕적인 선구자가 있어야 되는데, 도덕적인 선구자는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을 의미하고, 그렇다보니 하려는 사람이 없다.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모두 정직하면 그때 나도 정직하겠다고 하는데, 아직도 도덕적 선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테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운동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 동조하는 회원들이 많이 늘어나도록 하여 서로 자극이 되고, 힘이 되도록 하자.

기윤실 운동이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제안하는 운동이 되면 좋겠다.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했지만. 90년대 중후반 작은차타기운동 같은 거 말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도덕적 선구자가 되는 것은 일부러 손해를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것이 때로는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되지만, 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윤실이 초기 핵심가치로 선정한 검소, 절제가 바로 윤리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사람들이 정직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돈인데, 그런 면에서 검소, 절제가 정직하게 하기 위한 수단은 되겠다. 또한, 환경문제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그러다 보면 공익을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은 정직, 검소와 더불어 공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거짓이 나쁜 것은 그것이 공정하지 않기 때문인데, 누군가가 억울하지 않도록 공정을 강조해야 한다.

물론, 모든 운동의 기초는 내가 먼저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From Me! 그래야 설득력이 생기는 것 같다. 다른 교육은 말로 할 수 있지만, 도덕교육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기윤실운동은 모범을 보이는 운동이어야 한다.

최근 기윤실 모임에서 기윤실 정신이 이제는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토로한 적이 있지만,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선지자적 비관주의가 여전히 기윤실 운동의 기본이 되어야겠다. 실패하더라도 기윤실 운동은 계속 되어야 한다.

글: 손봉호 자문위원장(고신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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