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한기총 선관위, 위원장 엄신형)가 대표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20일 논의 끝에 길자연 후보에 대해 선거관리규정위반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매체 CDN(씨디엔크리스천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선관위는 길 후보가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선거관리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위반한 사항은 크게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가 제기한 길자연 후보의 자격상실 여부에 대한 요청 건 그리고 실행위원 이광원 목사의 조사 의뢰 건으로 나뉜다.

후보 자격상실 여부 건에서는 길자연 후보가 확인 절차 없이 지난 10일 기자회견 석상에서 이광선 대표회장이 선관위원들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고 말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 선거관리규정 제 2조 1항을 위반한 명예훼손에 해당됐다.

또 지난 14일 정책발표회에서 길 후보가 주장한 ‘처치스테이’건에 대해서도 역시 허위사실 유포 및 허위 진술한 것으로 선거관리규정 제 2조 1항을 위반했다고 결의했다.

아울러 길자연 목사의 선거대책위원장인 홍재철 목사가 선거관리위원 1명을 대동하고, 타선거관리위원을 방문해 지지를 요청한 것도 선거관리규정 제 9조 불법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후보자의 위반 사항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자체 투표 결정을 내리는 대신 실행위원들에게 위반 사실을 알려 실행위원들이 판단케 하는 쪽을 택해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선관위가 부정 출마하는 후보를 경질시킬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스스로 그 권한을 포기했기 때문.

CDN과의 인터뷰에서 엄신형 위원장은 이에 "투표가 있기 전 실행위원들에게 길자연 후보의 선거관리규정 위반 사항을 미리 알릴 것"이라며 "선거관리규정을 만든 자들이 실행위원임으로 실행위에 결정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선관위의 판단에 선관위 규정을 무시하는 제 2, 제 3의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또 한기총 안팎에서 제기되는 금권선거 의혹 등 불법선거에 대해 깨끗한 선거, 공정한 선거를 천명한 한기총 선관위의 향후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한편, 선거관리규정위반에 해당한 길 후보는 얼마 전 정책토론회서 ‘처치스테이’ ‘문화기금조성’ 등의 주장을 해 불교계의 반발을 샀으며 특히 그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문화부 종무실장 차원의 확인 과정에서 드러나 웃지 못할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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