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고 조향록 목사 설교] 능력의 종교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로다. (로마서 1:16)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오직 능력에 있음이라. (고린도전서 4:20)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오직 능력에 있느리라."
  
오늘의 국력은 동력 에너지입니다. 동력 자원을 가진 아랍 산유 국가들이 수년 내 전 세계의 돈을 모두 모아 갖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도 동력자원부라는 새로운 정부 부처를 신설하고 동력자원 개발과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앞으로 태양 에너지 개발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본래 우주 생성과 성장의 작용이 에너지의 집산 과정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오늘은 과연 동력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당시 세계 최고의 지성의 도시 고린도에 세워진 교회에게 기독교 복음을 증거하면서 기독교란 말에 있는, 즉 지성의 종교가 아니라 '능력의 종교'라고 선언했습니다. 로마서 1장에서도 로마인들에게 복음은 모든 믿는 자들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교회가 지상에 태어난 역사의 시발점도 어느 노학자들이 종교적 학문을 연구하다가 진리를 발견해서 된 것이 아니라 오순절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순절 사건을 경험한 이들이 이 경험을 '성령의 능력'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성령의 능력을 신약성경에서는 다이나믹(Dynamics), 다이나마이트 폭발물로 표기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능력의 종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교회의 역사를 기록한 누가는 교회의 역사의 추진력을 바로 이 성령의 능력으로 보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교회가 여기 탄생하는 것은 이 교회가 성장하고 전진하는 것도 바로 성령의 다이나믹스에 의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서든지 교회가 세워진다 할 때 거기에는 반드시 성령의 능력이 어느 개인이나 교회를 움직여야만 되지, 인간들의 모의나 계획이나 계산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오늘 귀 교회 교우들을 움직이신 성령은 이 지역에 성령의 시한 폭탄을 장치하고 때를 따라 폭파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이 시대는 지성으로도, 도덕 규범으로도 어찌할 수 없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오직 능력으로만, 오직 하나님의 에너지로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인간과 사회와 세계가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라" 하신 말씀이 바로 오늘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기독교의 능력은 어떻게 표현되는 것입니까? 그 첫째는 예수님의 능력의 역사인데 고치는 능력입니다. 그러면 성령으로 움직이는 오늘의 핵에너지는 그 선용하는데 따라서는 질병의 치료에 신기한 효력을 내게 합니다. 정동에 있는 원자력 병원은 오직 원자 핵력에서 발사되는 방사능을 가지고 암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보통 약으로나 수술로써 고칠 수 없는 병을 고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 병 고치신 기적 사건을 성경에서 많이 읽고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의 능력의 표현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은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종합하면 성령의 뒤나믹스는 병을 고치는 능력이라 함을 보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예수님 시대의 모든 병을 예수님이 다 고쳐버렸다거나, 또 성령의 힘은 모든 병 고치는 데만 효력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는 치유하는 힘이라 함을 계시하신 것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능력으로 세워진 이 교회는 치유의 능력을 발휘하는 교회여야 함을 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이 교회를 찾아오는 병자, 육신이나 정신이나 마음과 영혼에 병든 자, 그리고 이 교회 주변에 있는 이 사회와 인간들의 사회악 질병, 행실로나 도덕으로나 과학 기술로나 돈으로 권세로도 고칠 수 없는 이 질병을 기독교는 감쪽같이 고쳐주는 능력의 종교로서 나타나야만 합니다. 성령의 역사를 운운하면 흔히 파괴하고 두들겨대는 것만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서툰 기술자가 다이나마이트를 가지고 아무데나 터트리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기독교는 능력의 종교, 즉 고치는 능력, 치유하는 목회(Healing Ministry)입니다.

다음으로 기독교의 능력은 예수님의 능력인데, 이는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오늘의 핵에너지는 종자 개량에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자력은 농업에 활용되어 모든 종자들의 변종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새로운 유전 인자의 도출에도 성공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2장에서 예수님이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와 에베소서 등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을 입으라"고 했습니다. 특히 니고데모는 신학자요, 도덕 군자입니다. 그런데 왜 거듭나야 된다 했는가? 우리는 그 뜻을 오늘에 와서야 잘 알 수 있습니다. 요새 아는 사람, 알았다는 사람, 잘 한다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그건 그 인간들을 그대로 가지고서는 안되겠다는 고백입니다. 어쨌건 사람이 다시 나야 하지 아무리 배웠다 해도, 아무리 안다 해도, 아무리 잘 한다 해도, 그 속에 차 있는 그 이기주의와 그 독선과 그 아집과 그 질투심과 그 권력욕, 그 물욕과 그것들을 가지고서는, 아니 어쨌건 이 사람들만 가지고서는 이 인간들만 가지고서는 안되겠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만 아니라 서양 사람도 백인도 흑인도 그대로는 안되겠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해도 종자가 바꿔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춘원 이광수가 민족개조론을 썼습니다. 중국의 손문도 그의 삼민주의에서 민족개조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종자가 좀 바꿔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약간 괜찮다 해도 그것은 똥물을 가라앉혀 놓은 것뿐이지, 조금만 흔들어 놓으면 구정물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예 인간 밑바닥까지 그 더러운 것을 쏟아 버리고 새 맑은 물을 넣어야만 하겠습니다. 이것이 중생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람 종자의 탈바꿈입니다. 초대교회사를 쓴 '존 오옴'은 기독교인들을 "로마인도 유대인도 아닌 제 3의 새 인종"이라고 했습니다. 이 교회는 여기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밖에는 할 수 없는 새 인종을 만들어내 인간 변화, 인간 변질의 역사를 일으켜야 합니다. 기독교가 이 땅에서 이 시대에 사람 종자를 변종시키는 능력을 나타내지 못하면 맛 잃은 소금일 것입니다.

어떻게 새 인종이 됩니까? 기독교 신자가 된다는 것은 인생관의 변화를 갖는다는 말입니다. 회개한다는 것은 인생관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자기 중심의 인생관에서 이웃 중심의 인생관으로, 개인 중심에서 공동체 중심에로, 본회퍼가 말한 '사람은 남을 위한 존재로서 그 인생관 그 사람 바탕을 바꿔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못하면 기독교는 아닙니다.

셋째, 창조와 건설의 능력입니다. 오늘의 핵에너지는 파괴하는 힘으로서 보다 탐험과 개발에 더욱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령의 역사, 뒤나믹스는 악과 불의와 강권에 대한 저항이나 격파에도 큰 역할을 하는데, 그것은 능력의 종교인 기독교의 오히려 가장 소극적인 표현의 하나입니다. 본래적인 적극적 능력은 새로운 세계를 개발하고 창조하는 건설적 힘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한국에서 감당해야 할 당면한 과제는 이사야 말씀의 온몸이 상처 투성이인 빈사 지경에 이른 이 민족의 죄악과, 이 구석 저 구석에 있는 상처와, 썩어가는 그것을 날카로운 비수와 뾰족한 송곳으로 쑥쑥 찔러대는, 두드려 부수고 깨트려 버리는 일만 능사가 아니라 이 민족 앞에 새 역사의 비젼을 보여주고 그 새 역사를 창조하는데 원동력이 되는데 있습니다. 비틀거리는 민족을 붙들어 주고, 죽어가는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잘못하고 부족한 것을 깨우치고 가르치고 격려해 주고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요새 말하는 근대화와 GNP의 상승, 100억불, 800억불의 수출, 그것만은 이 민족의 비젼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옛날 유대 땅에 헤롯 대왕도 40년 간 유대 역사상 찬란한 개발과 문화 유산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 것은 과거 로마도 희랍도 근대에서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그것들과 그것들을 만들기 위해 무고히 희생했던 자들과 그것을 만들어 세웠다고 자랑했던 자들까지 모두 다 폐허 속에 묻힌 쓰레기가 되어 버렸던 것뿐입니다. 그것들은 바벨탑을 쌓는 자들의 허망한 환상이지 참된 비전이 아닙니다. 한국 민족 내일의 비전과 소망은 그런 물질적인 것, 자존망대한 인간적인 것이 아닙니다. 한국민은 돼지처럼 배만 불려주면 만족해 할 멍청이들은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은 기생을 시켜도 비단 옷만 입혀주면 좋다 할 천박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오늘 잘 먹고 잘 산다고만 만족해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로 오늘은 먹을 것이 없어서 기근이 아니고 마실 것이 없어서 기갈이 아니라 여호와의 말씀이 없어서 기근이라던 그 말이 사실입니다. 진실로 참된 진리의 생명의 지표가 뚜렷하지 않아서, 살아도 사는 보람을 찾지 못해서, 죽어도 죽는 보람을 찾지 못해서, 영원히 사는 영생의 도리를 얻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교회는 여기서 참 영생으로 사는 자, 내일의 참된 세상,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을 보여주는 교회, 그리고 그 새 하늘 새 땅을 그 편모나마 교회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교회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역사의 반복이 아니라 새 역사의 창조에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서의 맨 마지막 책은 계시록입니다. 계시록은 환상을 엮은 책입니다. 어느 날엔가는 이 땅과 하늘이 하나 되어 새 땅, 새 하늘이 이루어지는 천국의 환상입니다. 그 환상이 바로 기독교 2천 년 역사를 이끌어온 동력이요, 그 환상이 오늘 세계 인류의 문명을 우주 시대에까지 이끌어 온 역사의 에너지인 것입니다.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바로 이 환상과 현실, 이상과 Praxis, 영원과 시간의 접속되는 순간에 튕겨져 나오는 불꽃이요, 거기에 폭발되는 막강한 에너지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인 것입니다. 10, 20년 혹은 50년, 100년 가면 시간 속에 사장 될 환상이 아니라 영원히 불꽃 튀기는 원자력 에너지 이상의 능력으로 폭발되는 창조적, 건설적 환상을 제시할 책임이 기독교에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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