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법원 “전병욱씨의 성추행, 성희롱 행위 인정된다”

복수 피해자 존재, 성추행 적시...평양노회 봐주기 재판했나?

jeon
(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전병욱씨가 삼일교회 시무하던 당시 예배를 집전하던 모습

법원이 전병욱씨가 삼일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던 당시 복수의 여성도에게 성추행을 가했음을 인정했다. 전씨, 그리고 그가 개척한 홍대새교회 측은 복수의 피해자 존재를 전면 부인해 왔었다. 홍대새교회는 지난 해 1월 발표한 성명에서 삼일교회 당회가 "전병욱 목사를 정죄하기 위해 실체도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까지 끼워넣어 ‘수많은 피해자'라는 식으로 부풀렸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기도 했었다. 예장합동 평양노회 재판국 역시 2009년 11월 집무실에서 이뤄진 ‘부적절한 대화와 처신'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지난 1일 서울고등법원 제14민사부(재판장 허부열 판사)는 삼일교회가 전씨를 상대로 낸 전별금 반환청구 소송 판결에서 "전씨가 복수의 피해자들에게 성추행 및 성희롱을 가한 행위가 인정되고, 그중 전씨의 피해자들에 대한 추행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1항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또는 기습추행으로서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행위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몇몇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숨긴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적시했다.

"일부 피해자는 피고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 및 성희롱을 일삼았음에도 피고를 ‘영적인 아버지'라 생각하여 이를 다른 교인에게 알리거나 신고를 할 생각을 못했고, 피고가 치유되기를 바라며 기도를 했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에 대한 존경심과 신뢰감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이는 바, 이러한 이유로 피고(전병욱씨 - 기자주)의 성추행 및 성희롱 행위를 계속 참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피해자는 다른 신도들이나 삼일교회 장로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자 자신을 ‘이단'이라고 하거나 ‘꽃뱀' 취급을 하는 등 주변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이유로 더 적극적으로 피고를 신고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전씨로 하여금 삼일교회에 1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전씨가 성추행 등 행위의 대상과 내용, 삼일교회가 입은 명예 실추 및 명성의 하락 정도 등 비재산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삼일교회와 전씨간에 해묵은 공방거리인 2년간 목회금지, 성중독 치료비 수령 등에 대해서는 "이를 조건으로 전별금 지급 결의를 했다고 볼만한 기재는 없다"며 삼일교회의 청구를 기각했다.

비록 첨예한 쟁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법원이 전씨의 성추행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그에게 민사상 배상책임을 지운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 같은 결과는 특히 예장합동 평양노회 재판국 판단을 무색하게 한다. 평양노회 재판국은 재판과정에서 다수의 피해자의 존재를 부정했고, 심지어 공문을 통해 피해자의 재판출석과 전씨와의 대질심문도 시사했다. 따라서 평양노회가 전씨에 대해 ‘봐주기 재판'을 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만인·만유구원론 보다는 천국, 지옥 복음 선포해야"

칼뱅의 이중예정론의 결과인 이중심판론에 대한 비판으로 제시되는 몰트만의 만유구원론은 성서 신학적으로 많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