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법원 ‘불법’ 판결에도 아랑곳 않는 한기총 길자연 목사

15일 임시총회 열고 정관개정안 통과시켜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도 불구, 한기총 길자연 목사는 임시총회를 강행했다. 1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이지수 기자

길자연 목사는 14일 법원으로부터 길 목사 측 속회가 불법했다는 판결을 받고서도 15일 한기총 임시총회를 개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자신이 금권선거의 주범이면서도 금권선거 퇴치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임시위원회에서 상설위원회으로 승격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가 내린 판결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총회에서의 이광선 목사의 정회는 적법했으며, 이후 조경대 목사 주도로 이뤄진 길자연 목사 측 속회는 ‘무효’다.

또한 법원은 길자연 목사 측이 15일 임시총회는 열도록 했으나, 그 자리에서 정관개정안 의결, 정관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 총회대의원 징계에 대한 결의가 이루어질 경우 각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기총의 해석은 달랐다. 한기총 김청 사무국장은 “(결의를) 통과시킬 수는 있으나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되어 있다”며 ‘일단 통과시키고 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신규가입 단체 승인의 건(사단법인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 ▲정관 개정안 의결의 건 ▲정관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의 건을 통과시켰다. 또 선거관리위원회를 임시위원회에서 상설위원회로 승격하고, 오는 18일 결정이 예상되는 대표회장직무가처분 등과 관련 향후 사회법 문제에 대응하는 기구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결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관 개정안 의결 과정에서 “법과 절차가 안 되면 효력이 정지된다”, “지금 무리수를 둔다면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등의 비판이 일었지만, 길 목사는 신속하게 가부를 물었고 ‘아니오’라는 소리가 들렸지만 묵살했다. 한 총대가 “법적인 문제인데 그래도 되는가”며 언성을 높였지만 회의는 그대로 진행됐다. 개정안에는 실행위원 징계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인사말에서 길자연 목사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도 “(한기총 규탄 세력에 지지 않는 것을)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알고 총대 여러분과 함께 이 난관을 극복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제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출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래 2~3년 동안의 발자취를 보면서 한기총이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의 대표기관의 파손이자 한국 기독교의 자체의 파손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난관 앞에서도 한기총이 정상화 되어야 한다고 굳게 결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이광선 목사 등 범대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범대위측은 ▲2011. 1. 20.자 정기총회에서 길자연을 대표회장으로 인준한 결의는 효력이 없다 ▲이광선 회장에 의한 2011. 1. 20.자 한기총 총회의 정회는 적법하다 ▲길자연 측에 의한 속회는 불법이다(의장 유고 상태에 있지 않았다) ▲적법한 정회임에도 불구하고 임시의장을 선임하여 길자연을 대표회장으로 인준한 결의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상기 절차상 중대한 하자 뿐 아니라 길자연 측에서 개최한 불법속회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다 ▲2011. 3. 15.자 임시총회는 적법한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된 총회로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따라서 정관개정을 하거나 정관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거나 징계를 하는 것은 무효이다 등이 이번 판결의 주요 의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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