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김영주 총무, 한기총 사태에 공식 입장 표명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 명예와 권력의 자리로 전락해”

▲NCCK 김영주 총무.

NCCK 김영주 총무가 금권선거 논란에 휩싸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사태를 포함한 한국교회의 총체적인 위기 앞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얼마 전 15개 교단의 일부 목회자들로 구성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가 "한기총 사태에 NCCK가 더 이상 방관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직후에 나온 입장인 터라 교계 안팎의 시선이 김 총무의 입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열린 NCCK 제59회 제2회 정기실행위원회에서 인사말을 전한 김 총무는 "최근 불거진 한기총 사태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일이다"라며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명예와 권력의 자리로 전락하였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금권선거가 행해지는 교회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 보기에도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다. 한국교회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할 때이다"라고 주장했다.

명예욕과 권력욕 등 욕망의 덫에 걸린 한기총 사태의 원인으로는 "'성장이 곧 성공'이라는 도식이 교회에도 깊이 뿌리내린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어 "성장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을 하든지 용인되어 왔다. 일부 목회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과도한 언행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파장을 일으켰고, 교회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교회 내부의 문제를 지적한 김 총무는 이어 교회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결여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먼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회의 태도에 대해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다"며 "사회적 부조리로 인해 길거리로 내몰린 홈리스들,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인해 오랫동안 살던 집에서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도시 재개발 원주민들, 똑같은 시간을 근무하고도 차별 대우를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는 장애인들에게 그 어떤 소망도 주지 못했다"고 고발했다.

또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인 교회 분열의 역사에 대해서도 "교단 간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일치와 연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교회 안에 찬송가공회 문제와 WCC 총회를 준비하는 문제 역시 이러한 일치와 연합의 원칙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먼저 낮아져 섬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치와 연합을 위해 교단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의 무조건적 대북 지원 운동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총무는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주었던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우리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념과 사상, 정치적 견해를 떠나 굶주림에 고통 받고 있는 북한의 동포들을 돕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행동임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안팎으로 지적한 김 총무는 끝으로 한국교회의 진정한 발전과 사회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김 총무는 △한국교회가 경건과 절제, 나눔과 섬김의 가치를 회복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교회회복을 위한 긴급회의’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NCCK 실행위원회는 김 총무의 위 두가지 제안을 받기로 결의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임원회에 위임해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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