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목사가 ‘다일 공동체의 통전적 영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
12일 연세 신학생들을 찾은 최일도 목사가 자본주의 영성에 물든 제도화된 교회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최 목사는 "예수님은 종의 신분으로 이 땅에 오셨다.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게 아니라 섬기러 오셨다"면서 "주님이 원하시고 꿈꾸신 교회는 초대교회처럼 신자들 사이에 키 재기 없고, 힘겨루기 없고, 패 가르기 없는 공동체였다"고 말했다.
십자가 탑을 세우고, 교회 건물을 짓는데 열을 올리는 것만이 선교가 아니라고 지적한 최 목사는 이 같은 사고의 근본적 원인으로 진단되는 교회지상주의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는 "교회 밖에서는 교회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대형교회마다 줄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집중을 해야하는데 여전히 건물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님이 건물 안에서만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지 않았다. 오히려 저 건물을 향해 이 성전을 허물라고 하셨다"며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건물이 있어야만 디아코니아, 코이노니아, 캐리그마가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말자.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우지 않는 개종 획득주의자 심정을 갖고 (선교에)다가섰다간 백전 백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1세기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에 근거한 통전적 목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목사는 "다일영성목회는 영과 육,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을 포함하는 통전적 목회"라며 에드워드 투르나이젠의 말을 인용해 "인간의 영혼은 몸에서 분리되어 있는 영역이 아니라 몸과 영혼을 포함한 인간의 인격적인 전체성, 또는 전인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한국교회 21세기의 목회는 개인의 영성과 사회적 영성을 아우르는 통전적 목회여야 살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전적 목회를 추동하는 힘으로 종교개혁의 전통 회복을 강조한 최 목사는 "오늘 우리 개신교는 더 이상 개선을 하려하지 않는다는 지적과 비판을 많이 받고 있다"며 "개혁은 완성되지 않은 채 계속 진행되는 과정이며 계속 개혁되어야만 개신교의 정체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개신교답게 개혁을 이뤄갈 때야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서 깊은 내면의 영성으로 자신의 속사람을 예수님의 성품과 역량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시대정신을 가지고 시대를 사랑하며 시대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사는 통전적 영성이며 사회적 실천이 따르는 나사렛 예수의 영성생활이다"라며 강의를 마쳤다.
연세대 신과대 부설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소장 전현식)가 주최한 이날 강좌는 연속공개강좌의 일환으로 ‘21세기 영성 공동체의 미래- 세상 안에서 세상 밖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다’란 주제로 열렸다. 연속공개강좌는 19일, 26일 각각 이종헌 목사(아리랑풀이연구소)와 박기호 신부(예수살이공동체)의 강연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