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
23일 신촌의 Y 신학교 수업 시간에서는 "천국이나 사후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꾸며낸 동화에 불과하다"고 말한 과학자 스티븐 호킹의 주장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 응답이 개진됐다.
먼저 어느 과학자의 과학적 가설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며 신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 자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신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지도교수가 운을 뗐다. 과학이라는 척도에 의존해 신 존재 유무를 가려내려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어느 학회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었다.
이어 이 지도교수는 "하나님의 임재는 경험을 통해서 가능하다"며 "그것은 어떤 데이터로도 검증되는 것이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만물의 신성을 경험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의 삶은 확연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광연씨(조직신학 박사 3학기)는 "고전적 자연신학에서는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어놓고 간섭은 안 하신다는 이신론을 고집했지만 이제는 창조적 유신론에 포커스를 맞추어 자연세계에 하나님이 운행하시고 임재하신다고 보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봤다"며 지도교수의 견해에 동의를 표했다.
김씨는 이어 "이신론적인 과거의 견해로부터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그런 유신론적인 입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며 "여기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하나님이 세계에서 운행하고 있지만 인간의 책임성도 동시에 부여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함께 하나님의 창조에 동참하는, 공동 창조자란 의미에서 하나님과 인간의 책임이 같이 가야 한다는 그런 방향의 생태학적 전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문덕씨(조직신학 통합 4학기)는 신학이 지닌 성찰의 힘을 극대화 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한씨는 "우리가 과학이라는 힘에 의해서 상당한 혜택을 받는데 그런 힘에 대한 성찰로서의 신학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설혹 신학이 세탁기를 만들어 준다거나 우주여행을 시켜주지는 않지만 세탁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되느냐는 성찰의 문제에 있어서는 과학이 못하는 일을 한다고 본다. (스티븐 호킹이 사후세계를 부정할 때 썼던 표현인)‘동화 같은 이야기’가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성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양현근씨(조직신학 석사 2학기)는 "우리는 자연과 우주 내에서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며 "과학이란 우물에 갇혀 그 이상의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는 스티븐 호킹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