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당회장 이영훈 목사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장로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가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떠나 따로 시작할 작정"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있다.
조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 본성전과 20개 제자교회가 출연한 기금을 관리하는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가족들 역시 교회와 관련된 직책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일단락 되는 듯 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 분쟁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새벽기도회 때 교인들 앞에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가 하면 당연직으로 있던 교회 각 기관의 대표 자리를 하나둘씩 내려놓았던 조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측이 은퇴 후 사역을 위해 준비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운영에 있어서 만큼은 양보를 하지 않고 '은퇴 목회자에 대한 예우'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조 목사는 편지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최고의사결정기구 당회 운영위원회의 결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CCMM 빌딩 11층은 내가 사용하는 층으로 내가 아내에게 사용토록 한 것을 나에게 한마디 의논치 않고 이와 같은 폭력적인 말을 한 것에 나는 크게 분노한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이영훈 당회장에게 보낸 메모지. 이 메모지는 ‘사랑과행복나눔운동’이라는 인터넷 블로그(http://blog.daum.net/wc572)에도 공개되어 있다. |
지난달 26일 열렸던 당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김성혜씨가 그동안 무상으로 사용해온 서울 여의도동 12번지 CCMM빌딩 11층 사무실(재단법인 성혜장학회, 베데스다대학교 서울 사무소, 그레이스홀 등)을 즉각 환수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5개항 결의가 있었다.
조 목사는 특히 "내가 은퇴했다고 이렇게까지 하면 안 된다. 이 교회 자체를 건설한 당사자에게 이렇게 대하지 않도록 당회장은 대책을 세워달라"며 은퇴 목회자에 대한 예우를 갖춰 줄 것을 주문했다.
국민일보 노조 등에 의하면, 현재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은 조 목사가 (재)사랑과행복나눔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당초 재단 설립의 이유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퇴 후 조 목사의 2기 사역을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자체 출연해 설립한 (재)사랑과나눔재단의 이사장직을 조 목사 스스로가 걷어찬 데에 따른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조 목사는 지난달 27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보낸 '확인서'에서 "저는 수차례에 걸쳐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의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지금 그렇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사임과 관련하여 분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위 재단의 이사장직에 취임할 생각이 없으며, 그러한 취임을 지금까지 승낙한 사실도 전혀 없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장로들은 교회가 (재)사랑과행복나눔을 설립하고 거액을 출연한 것은 조 목사의 은퇴 후 2기 사역을 돕겠다는 의미였는데 조 목사가 이사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것은 2기 사역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장로들은 소송을 통해서라도 (재)사랑과행복나눔에 대한 지배권이 조 목사가 아닌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