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한기총 특별총회에서 개신안, 인준안, 권고안이 통과됐다. 이로써 지난 반년간 금권선거 등으로 불거진 한기총 분쟁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소송취하 등의 권고안이 통과됨에 따라 자의반, 타의반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는 관련 당사자들은 교계 안팎에서 자신들의 대내외적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소송취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관리규정에 있어 금권선거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은 개신안의 통과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에 따르면, 금품수수 등 불법선거운동 신고시 신고자에게는 50배 이하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또 금품을 수수한 대의원을 교단에 즉시 통보해 파송하지 않도록 요청하는가 하면 한기총 대표회장 입후보자가 한기총 총대를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 행사에 공식 초청을 할 수 없게 했다.
▲길자연 목사. |
그러나 개신안, 인준안, 권고안이 이처럼 찬반토론 한번 갖지 않은 채 단지 투표에 붙여 통과시킨 점에 있어서는 그 후유증이 계속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대표회장 인준을 받은 길자연 목사의 용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 기독교사회책임 등 기독교 NGO 단체들은 현재 금권선거를 시인한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직 용퇴를 거듭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특히 기윤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는 길자연 목사의 인준이 가결되자 "금권선거를 인정한 길 목사를 재인준한 한기총은 자정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해체운동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 윤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들 NGO들은 길자연 목사의 용퇴 여부를 한기총의 진정성 있는 개혁 여부를 따지는 잣대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길자연 목사는 한동안 금권선거를 전면 부인해오다 얼마 전부터 이를 시인하고는 태연히 대표회장 재인준 절차에 자신을 내맡겼다. 기독 NGO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길 목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네티즌들의 반응도 곱지 않은 상태다. 한기총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 소식을 접한 트위터 아이디@bulkoturi씨는 "길자연이 다시 돌아왔으니 눈먼 이가 눈먼 이의 길을 안내하는 꼴"이라며 "이 길로 가나 저 길로 가나 길 잃고 헤매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길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에 "금권선거를 시인한 자가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자리에 앉겠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기독교가 도덕 종교는 아니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원칙은 가지고 있어야 사회로부터 존경받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