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 전경. |
본지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전병욱 목사가 삼일교회측으로부터 전별금을 수령한 시점은 공개사과 직후인 12월. 당시 전 목사는 삼일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성도들 앞에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공개사과를 했으며 자진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에 삼일교회는 피해 여신도를 직접 만나 관련내용을 확인하고는 전 목사의 사임수리가 "교회와 (피해)자매, 목사님 모두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에 의견을 모았"고, 결국 노회의 절차에 따라 전 목사의 사임을 처리키로 한 바 있다. 결국 전병욱 목사의 자진사퇴 발표(작년 11월 1일)와 삼일교회의 사임 수리 경위 발표(작년 12월 21일) 사이에 전 목사와 교회 간 전별금 얘기가 오갔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음 초점은 자연히 전별금을 요청한 쪽이 누구였느냐에 맞춰질 것이다.
제보자 A씨는 전병욱 목사가 전별금으로 수령한 돈이 총 13억 6천 여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택 지원비와 치료비 명목이었다. 30대 초반 삼일교회에 부임한 뒤 '스타목사'로 젊은 성도들 사이에 큰 인기를 누리며 유명세를 탄 전 목사. 십수명이 모여 시작한 삼일교회를 성도수 2만 여명에 육박하는 대형교회로 만든 그가 만약 전별금을 요구했더라면 교회측으로서는 그런 요구를 거절하기가 아주 어려웠을 것이다.
다시 전별금 얘기가 오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삼일교회측은 전병욱 목사로부터 성추행 당한 피해 여성을 만나기 전까지는 전 목사의 사임을 수리하지 않고, 교회에 복귀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피해 여성도의 입을 통해 증언을 듣고 난 뒤, 특히 이를 근거로 몇몇 장로들이 전 목사와의 결별을 결심하자 결국 교회측은 전 목사의 복귀 방침을 철회하고, 전 목사의 사임을 수리키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전 목사가 교회에 섭섭함을 느끼고, 자신의 업적에 대한 대가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전별금을 먼저 요청한 쪽이 전병욱 목사였다는 얘기다.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당시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있던 전병욱 목사에게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삼일교회가 선뜻 전별금을 제의했을리 만무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삼일교회측도 그러나 이 전별금을 대가(?)없이 내주지는 않았다. A씨에 따르면, 삼일교회측은 전병욱 목사에게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세간에 전 목사에 대한 징계로 보도된 바 있는 ‘2년간 목회 금지’였다. 이는 삼일교회측이 전병욱 목사가 곧장 개척교회를 시작할 시 발생할 수 있는 교회 내 혼란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안전장치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구두로만 합의한게 문제였다. 명문화된 문서로 남기지 않았다는 얘기다.
삼일교회측이 구두로만 합의하게 된 이유는 아마도 불명예 퇴진하는 전병욱 목사에게 떳떳하게 전별금을 내줬다는 내용을 문서화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관측된다. 이와 관련, 항간에 있었던 노회 차원의 징계 역시 문서화 된 바 없다는 게 A씨의 증언이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삼일교회 해당노회인 평양노회 사무실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고, 삼일교회건에 대한 취재 협조를 요청하며 메모를 남기기까지 했으나 "담당자가 안계시다"거나 "메모를 남기면 담당자에게 보고를 하겠다"란 답변만 있었을 뿐 노회로부터 ‘전병욱 목사 2년간 목회 금지’라는 공문서를 받아 볼 수는 없었다.
이보다 앞서 기자는 전병욱 목사의 전별금 수령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삼일교회 재정 담당 장로이자 최고결제권자로 알려진 이모 장로와 통화를 해 "전병욱 목사에게 전별금 13억 6천 여만원을 지급한게 사실이냐"고 물었으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하기가 싫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한편, 전병욱 목사의 전별금 수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교인들 앞에서 뒤늦게라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나름 깨끗한 이미지로 목회 일선에서 물러난 전 목사가 알고보니 뒤에서는 전별금조로 억대의 돈을 받아 챙겼다는 것은 그가 진실로 잘못을 뉘우쳤는지 의심을 사게 할만한 부분이다.
또 A씨의 말대로라면 교회측은 전병욱 목사에게 전별금을 마련해 주는 과정에서 교회 구성원들에게 떳떳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윗선에 몇몇만 알고 대다수가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 되는데 젊은 교회, 투명한 교회를 지향하는 삼일교회가 이같이 폐쇄적 구조로 교회 운영을 해 나가는 것은 모순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