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신 대법관 후보 “지진은 하나님의 경고?”

종자연, “재판장서 기독교의식, 특정 종교 우대행위”

▲김신 대법관 후보 ⓒKBS 영상 캡쳐
김신 대법관 후보가 ‘종교 편향’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형사 사건에서 합의 조정이 이뤄진 후 ‘기도를 하도록’ 하게 하고, ‘부 목사 사택에 대하여 비과세’ 판결을 하며 ‘부산을 성시화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 등으로 ‘헌법위반’(헌법 20조 2항 정교분리의 원칙)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은 12일 성명에서 특히 김신 대법관 후보가 재판장에서 기독교 의식을 수행토록 한 점에 대해 "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별한 보호와 우대행위일 뿐 아니라 재판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신 후보의 이 같은 행위가 ‘성시화 발언’과 맞물려 있는 문제임도 확인했다. 종자연은 "김신 후보자가 이미 성시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자신이 믿고 있는 특정종교를 국교로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재판장의 지위를 남용하여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종자연은 "헌법 제20조 2항의 국교부인의 규정과 정교분리에 위배되는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라고 했다.

아울러 종자연은 "그 뿐만 아니라 김신 후보자의 부산, 울산을 성시화하겠다는 발언과 재판의 최종결재권자는 하나님이라는 발언은 헌법 제1조 제2항의 국민주권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후보자의 국가관이 매우 의심스러우며, 고위법관이 스스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것이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김신 후보자의 행적과 발언 두고 종자연은 끝으로 "이미 헌법 제20조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59조의 2 제1항(종교중립의무 위반), 법관징계법 제2조 2호(품위손상,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 법관윤리강령 제3조 제2항(법관은 혈연·지연·학연·성별·종교·경제적 능력 또는 사회적 지위 등을 이유로 편견을 가지거나 차별을 하지 아니한다)에 위반되는 행위로 탄핵 사유나 법관 징계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 보인다"고 했다. 또 대법원은 "김신 후보자의 대법관 후보 제청을 철회"하고, "김신 후보자의 행적과 발언을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를 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한편, 김신 후보자는 12일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종교 편향’ 논란과 관련해 소신을 밝혔다, 김신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종교적인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당사자 지위가 높든 낮든, 어떤 종교를 믿든 안 믿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재판에 임해왔고, 대법관이 된다면 좌우명인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정신으로, 헌법과 법률과 재판관의 양심만을 고려해 헌법이 추구하는 기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고, 돌 무렵 앓게 된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된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이라며 “지금은 다르지만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일은 굉장히 어렵고 힘들었고, 저보다 더 어려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일하고자 법관이 되기로 결심해 법관대학을 선택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고 자신에 대해 소개했다.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시작부터 종교편향 관련 질의들이 쏟아져 나왔다. 경대수 의원(새누리당)이 법률과 법관의 양심보다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재판하지 않겠는지 물었다. 김신 후보자는 "법률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한다는 입장을 추호도 잃은 적이 없다"며 "다만 저의 어려운 삶의 과정을 겪으면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됐는데, 이것이 개인 생활에서 많이 드러나고 공적인 부분에서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답했다.

김신 후보자의 종교편향 논란에 최초 불을 지핀 최재천 의원(민주통합당)은 "후보자 개인적인 신념은 존중하지만 재판행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는데, 수도 서울을 봉헌한다는 전 서울시장(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후보자의 성시화운동과의 차이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신 후보자는 "실망을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제가 생각하는 성시화는 제가 사는 도시를 아름답고 깨끗하고 범죄 없는 거룩한 도시로 만들려는 운동이고, 이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힘써야 한다는 취지일 뿐 어느 도시를 완전히 드린다는 의미로 이해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신앙간증집에서 김신 후보자가 ‘지진은 하나님의 경고’라 표현한 것에 문제 제기를 하자 김 후보자는 "그런 표현을 사용해서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오해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모두 제 불찰이라 생각하며, 위원님들의 말씀을 깊이 새겨 제 자신을 잘 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재판 조정 과정에서 쌍방에 기도를 시킨 행위에 대해서는 "교회 분열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며 "특이한 방법을 시도했다고는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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