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
세습을 찬성하는 쪽에선 구약의 레위지파가 제사장직을 세습한 것을 성경의 내적 증거로 삼고 있다. 레위지파 제사장직 세습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보는, 이른바 왜곡된 문자주의 신앙관에 터 잡은 이들이 펴는 ‘교회 세습’ 옹호 논리의 중심 축이다.
그러나 세습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른바 상황 논리를 펴는게 일반적이다. 이와 관련, 지난번 김홍도 목사의 세습에 대한 변명을 정면 비판한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는 또 페북을 통해 "지금의 목사직은 구약의 제사장직과 꼭 일치하지 않는다"며 ":레위지파의 세습을 주장하려면 목사는 꼭 목사 아들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 문자 그대로라면 목사 아들이 아닌 사람이 목사가 되는 것을 성경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몇해 전 어느 대형교회의 목사가 30대 젊은 아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세습할 당시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내용을 회고했다. 당시 아버지 목사는 "심장이식 수술을 할 때 조직검사를 해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심장을 이식하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거부 반응이 일어나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아버지 목사는 또 "평생 자기가 목회해오 교회를 다른 목사에게 위임하면 거부 반응이 일어나 교회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래서 아들에게 물려 주는 것이 교회를 위하여 안전하다"고 했었다.
이에 김동호 목사는 당시 올린 거친 글을 하나 소개했다. “그 교회의 심장은 도대체 누구의 심장입니까? 그리스도 예수의 심장이십니까 아니면 김 아무개 목사님의 심장이십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목회를 하셨으면 그리스도 예수의 심장을 가진 어떤 목사가 와서 목회를 해도 거부 반응이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김 목사는 이어 김홍도 목사가 조선일보 광고에 낸 글이 B대형교회 아버지 목사와 같은 논리였다며 그의 세습 변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아들을 세워야만 트러블이 없고 거부 반응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이미 그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예외적인 세습은 저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은퇴한 원로목사와의 관계 때문에 세습하는 것이 옳고 좋다고 부끄러우신 줄도 모르고 신문에 전명 광고하시는 것이 참 많이 속상했다. 하나님이 계셔야 할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도 잠잠하는 것은 비겁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역설했다.
한편, 김홍도 목사의 父子 세습을 포함, ‘교회 세습’을 옹호하는 입장에 선 이들은 김동호 목사의 발언이 성경에 근거해 있지 않다며 역으로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은 김동호 목사가 김홍도 목사에 "영적 치매 수준의 발언"이라고 표현한 데에 같은 목사끼리 인격 모독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며 비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