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의사소통> 포럼에 참석한 니암브라 뇨로쥬 WCC 실행위원 ⓒ사진제공= WCC/Marianne Ejdersten |
세계교회협의회(WCC)는 1월12일(월) 스위스 제네바 소재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의사소통> 포럼을 개최했다. 이 포럼은 지난 주 프랑스 신문사 샤를리 엡도에 대한 무장공격과 유태인 식품점에서의 파리경찰관 및 고객 피살 사건이 표현의 자유, 종교적 가치와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에 열린 것이다.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폭력 행사에 대해 성토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표현의 자유가 종교간의 긴장을 촉발하고 종교전통을 매도하거나 폄하하며 타자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두 명의 참석자는 폭력과 관련하여 기독교의 역사가 일관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WCC의 역할이 1948년 유엔인권선언을 포함하여 인권을 거론하는 전통과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국가들이 표현의 자유를 적용하는 기준이 이중적인데다 “신성모독”에 대처하는 법률을 오용하기도 하는 사례, 종교적 및 종족적 소수자들이 전형적으로 대응할 때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 등에 주목했다. 브니엘 라즈쿠마르 <종교간 대화 및 협력 프로그램> 실행위원은 “표현의 자유가 종종 교화의 주도권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니암브라 뇨로쥬 <건강 및 치유 프로그램> 실행위원은 뉴스 매체와 대중들이 나이지리아에서 대대적으로 자행된 보코하람의 잔학행위들에 그다지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에 비해 파리 사건에 대한 관심은 대단한 것임을 지적했다.
씨어도어 길 WCC 출판물 편집장은 “물론, 발언자의 의견에 동의할 때이거나 적어도 자신에게 불쾌하게 여겨지지 않을 경우에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일은 쉽다. 하지만 제시된 출판물이 오류가 있거나 불쾌하게 하거나 편견에 잡혀 있는 경우에 그렇게 하기는 훨씬 어렵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들은 그러한 매체가 자기감찰을 통해서 폭력을 당연시하거나 조장하는 일을 피하도록 해야 할 필요성의 여부나 그 방안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비록 종교성지에 대해서조차 의문을 제기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민주주의에서는 필요하고 그것이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이기도 하다는 주장이 있기는 했지만, 외국인혐오증, 반유태주의, 반이슬람주의 등을 부추기는 일은 서구적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다.
파리 사건으로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WCC도 이에 대해 비난 성명을 발표한 적이 있다. 조르쥬 르모풀러스 총무대행은 “세계교회협의회는 이 일을 옹호하려는 그 어떤 종교적 합리화의 시도를 전적으로 배격하며 비판합니다. 진실한 신앙과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리는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을 위해서 기도하며, 살인자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고 이런 공격을 부추긴 극단적 이데올로기가 소멸되기를 염원합니다. 더불어 이 사건에 대한 분노를 정당화시키며 회교도들에게 보복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고 반이슬람 정서를 촉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