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후변화, 일용한 양식에 어떤 영향 끼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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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제공= Sean Hawkey/WCC)
▲“극빈공동체들은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에 직면해 있다.” 여기 한 농부가 말라버린 강바닥을 걷고 있다.

기후변화는 현재나 미래의 식량의 수요를 감당할 과제에 심각한 환경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식량권은 수년간 주요 이슈가 되어 왔고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에 참여한 많은 정부와 교회 및 에큐메니칼 대표단들에게도 우선 과제이다. 이와 더불어 식량수급안정은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해" 긴요한 일이다. 그런데 COP21에서는 농업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농업에 대해 말하지 않고는 식량권과 식량수급안정에 대해 말할 수 없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COP21에서 협상 중인 유엔기후합의문은 농업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으며 회의 후반부에도 농업에 대해 고려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COP21에 참석한 교회협력행동(ACT) 연맹 회장인 마티아스 죄더버크는 신앙단체들의 로비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식량수급안정이 합의문에 특별히 언급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라며 애석해 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현재 적응을 강하게 강조하는 합의문을 도출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노력을 동원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적인 식량수급안정과 식량권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의제이다. 만일 우리가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우리는 식량수급안정과 관련된 엄청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주변적인 공동체, 농어촌 공동체 등 세계의 식량수급안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하지만, <캐나다곡물은행>의 스테파니 맥도날드 선임정책자문관은 농업이 파리 합의문의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식량수급안정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무적인 지표는 여전히 있다고 믿는다: "총회에 제출된 다수의 <국가기여방안>(INDC)에 농업이 언급되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따라서 농업은 배기가스 감축의 해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가들이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편으로, 현재의 기후변화의 결과에 적응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맥도날드는 "만성적인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70퍼센트 이상이 개발도상국의 농촌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소규모 농업인들이라는 사실은 놀랍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격심한 기후 재앙의 빈발, 강수 패턴의 변화, 더 빈번해진 한발 등을 초래함으로써 세계의 극빈지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소규모 농업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곡물 생산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은 현재에도 확인가능한 사실이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쌀, 밀, 옥수수와 같은 주식이 특정지역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향후 35년간 50퍼센트만큼이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교회협의회 <에큐메니칼 정책제안 연맹>(EAA)의 마노즈 쿠리안 박사는 미래에 농업생태적 영농기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농업기술은 산업 모델보다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이 훨씬 낮으며 생물학적 다양성을 광범위하게 확보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조건의 변화에 영향 받을 가능성을 낮추어 줄 수 있다. 만일 우리가 기후변화를 제한하지 못한다면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해 저지대 해안지역 및 섬이 범람하게 될 것이므로 저지대와 도서국가의 어업이 피해를 입게 되고 작물생산 토지의 감소와 해수의 유입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COP21에 참석하고 있는 교회 및 에큐메니칼 대표단들은 식량수급안정을 확보하는 일이 식량생산과 배급을 넘어서는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이제는 시장에 의해 주도되기보다 공동체의 우선순위, 지식 및 능력에 따라서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대책을 세우고자 하는 정책결정과 개입방식을 고민할 때이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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