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전병욱 목사 면직 재판국, 피해자 출석 요구

평양노회측 관계자 밝혀...물증 없지 않느냐 묻기도

junbyungwook_0105
(Photo : ⓒ사진제공= 현장 활동가 L씨)
▲5일(화) 오전 열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예장합동 평양노회 사무실에서 열린 면직 재판국에서 전병욱 목사가 출두하고 있다.

1월5일(화)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예장합동 평양노회에서는 전병욱 목사 면직을 다룰 재판국 1차 모임이 열렸다. 이번 모임에 전 목사, 그리고 삼일교회 측 이광영, 나원주 장로 등이 참석했다. 재판국은 전 목사와 삼일교회 측을 따로 불러 혐의에 대한 진위여부를 따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재판의 공정성이다. 재판국 구성부터 전 목사와 홍대새교회를 비호해 왔다고 의심되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겠냐는 의문이 들었다. 재판국 1차 모임에서 오고간 내용을 종합해 보면 또 한 번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전망이다.

평양노회 측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재판국은 삼일교회 측에 피해자들의 신원 자료를 요구했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재판국 출석 여부를 따져 물었다. 재판국원들이 원고인 삼일교회 측에 제기한 의문은 이렇다.

"삼일교회에서는 피해자매들에게 보상을 실시했다. 보상액이 나갈 만큼 피해를 당한 여성들인가?"

"만약 (전 목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면 물증을 갖고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 피해자매들의 출석이 가능한가?"

삼일교회 측은 "2차 피해가 우려되니 피해자들의 신원은 공개하기 어렵다", "이미 피해자 상담을 의뢰한 여성의전화 측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는 논리로 방어했다. 그러나 재판국은 집요하게 피해자들의 신원공개를 요구했다. 심지어 한 재판국원은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하고 반문했다.

얼핏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는 재판국 입장은 타당하게 들린다. 그러나 전 목사 재판의 쟁점은 성추행이다. 성추행의 경우 물증 제시가 어렵고, 피해 여성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전 목사 측은 이 같은 맹점을 의식한 듯 하다. 이날 재판국장에 온 홍대새교회 교인들은 "2012년 개척 즈음 '6~8년 전 당했다'며 갑자기 등장한 피해자들", "무수히 많다던 목격자, 왜 한 명도 못나오나?"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현장에 있던 삼일교회 측 성도들과 활동가들은 재판 진행 상황에 대해 기대를 걸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다. 삼일교회 성도 A씨는 "어차피 공정한 재판 진행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그러나 지레 포기하고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재판 결과와 관계 없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려고 현장에 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