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내가 그 칼날을 향해서 나아가리다. 내 앞에는 오직 '일사 각오'의 길만이 있을 뿐입니다."
독립운동가이며 순교자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일대기를 다룬 '일사각오'(감독 권혁만)가 오는 3월 17일 개봉한다. 영화 배급사 파이오니아21은 15일(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제작사는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에 반대해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저항한 주기철 목사는, 한국기독교의 상징적인 인물인 동시에 가장 대표적인 순교자"라고 소개했다.
또 "그가 47세의 젊은 나이에 옥사하며 유일하게 남긴 유산은 일사각오(一死覺悟)라는 네 글자로 대표되고 있다"면서 "오직 믿음으로 거대한 일제 권력에 맞서 싸운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삶을, 생생한 증언과 당시 상황 재연을 통해 감동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점점 세속화되어가는 기독교의 세태 속에 진정한 '믿음의 본질'은 무엇이며, '신념'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고 전했다.
영화의 주요 내용으로는 먼저 식민지 역사를 관통하는 주기철 목사의 삶을 소개한다. 그리고 13살 아들의 눈으로 본 인간 주기철 목사는 어떠했는지, 주기철 목사의 순교신앙이 녹아져 있는'신사참배' 반대에 대한 이야기도 고스란히 담았다.
더불어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를 소개, 그가 한국교회 가장 존경받는 믿음의 선배가 된 이유를 설명하고, 그 당시의 한국 기독교 상황도 소개한다. 특히 그가 남긴 믿음의 유산, '범인류적 양심과 가치'에 초점을 맞춰 영화는 그의 일대기를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갈등과 투쟁으로 점철됐던 주기철의 삶을 '감동적 스토리'로 엮어내기 위해, 역사적 사실(Fact) 위에 허구적(Fiction) 상상력을 접목한 팩션(Faction)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다. 방송 사극에서 <해신>, <불멸의 이순신>, <주몽>,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 역사를 기본으로 한 '팩션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었듯이, '팩션 시네마'를 지향하는 이번 작품은 새로운 장르 개척을 위한 또 하나의 실험이자 시도가 되고 있다.
더불어 영화에서는 현존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과 희귀 기록영상들도 선보인다. 또 지난 2015년 성탄절, 방송 다큐멘터리 <일사각오_주기철>이 KBS '다큐1'을 통해 방영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방송과의 차별화를 위해 미공개 대형 몹씬(Mob Scene)도 등장한다. 더불어 이어령 교수(전 문화부 장관) 윤경로 위원장(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양현혜 교수(이화여대 인문과학대학 기독교학)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의 심도 높은 분석 역시 이뤄진다.
영화를 찍은 권혁만 감독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지난 2013년 손양원 목사의 다큐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을 제작할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일사각오 주기철> 촬영 때에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매 순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촬영 불가능한 상황도 하나님께서 매번 가능케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권 감독은 "박관준 장로와 안이숙 권사가 지금의 일본 국회에 해당하는 일본제국중의회에 잠입해,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선언문을 투척하며,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앞장선 이야기를 재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하고, "일본 국회에서 허락해줄 이유도 없고, 더구나 경비가 어느 때보다 삼엄했기 때문인데, 그때 하나님께서 일본 경비원들의 눈을 가려주셨고, 기적처럼 짧은 순간에 촬영을 할 수 있었다"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언제나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영화는 오는 20일 오후 3시 여의도에 위치한 KBS홀에서 언론, 교계, 일반 시사회를 개최한다. 문의) 070-7886-3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