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동성애, 타종교, 북핵 이슈 공략...기독자유당 창당 준비

'신정정치 복원' 우려 목소리 여전히 힘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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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기독당이 내건 선거용 현수막

"핵 위협엔 핵 보유가 답"

기독자유당의 선거용 현수막에 적힌 글귀다. 전통처럼 지켜온 기독교 박애정신의 효율적 구현이라는 창당 배경과는 썩 어울리지 않는 호전적 문구다. 

기독자유당은 성소수자 차별 금지법을 포함한 '동성애 합법화' 결사 반대란 구호로 보수 교계 주요 단체장들과 여야 당지도부를 모아 놓고, 의석수 확보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29일 기독자유당의 실질적 기반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표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3당 대표 초청 국회기도회는 기독자유당의 지지 발언으로 꾸며졌다.

'동성애 합법화 반대'라는 주제 의식 아래 당 대표로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비대위원의 발언이 이어졌다. 김무성 의원은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원하시는 대로 방침을 정하도록 할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차별금지법 등 동성애 합법화 반대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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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크리스천투데이)
▲나라와 교회를 바로세우기 위한 3당대표 초청 국회기도회에서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이어 대표 대신 참석한 박영선 비대위원도 "여러분이 우려하시는 차별금지법과 동성애법, 이슬람과 인권 관련 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특히 동성애법은 자연과 하나님의 섭리에 어긋나는 법이다. 이런 법에 더불어민주당은 한기총의 모든 목사님들과 뜻을 같이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연합 조일래 대표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기독자유당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1천만 서명운동에 적극 나설 것임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영훈 목사는 축사에서 "이번 총선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국민들을 진심으로 섬길 수 있는 귀한 일꾼이 세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기독교가 한목소리를 내, 절대로 허용해선 안 될 악법을 저지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놓자"고 했으며 조일래 목사는 "많은 정치가들이 교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교회가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교회가 요구하고 바라는 것이 이 민족과 나라를 위한 것임을 그들이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행사의 사회를 맡은 전광훈 목사는 "과거 교계 원로들이 기독 정당의 필요성을 언급하셔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지난 12년 동안 여기에 투신해 왔다"며 "원로들은 기독교 정당이 국회에 들어가 직접 입법에 관여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도 유럽의 교회처럼 해체될 것임을 우려하셨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영적 전쟁이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출발하는 분기점"이라며 "만약 이번 총선에서 기독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선출된다면, 이는 세계적 뉴스가 될 것이고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자유당이 오는 3월 3일 오후 2시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창당대회를 열 것이라고도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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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크리스천투데이)
▲기독자유당 지지 발언으로 꾸며진 3당대표 초청 국회기도회의 참석자들.

한편 타종교, 성소수자, 북핵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호전성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기독자유당의 향방에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가운데 중세 암흑기 신정정치의 복원을 꿈꾸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앞서 김명용 장신대 총장은 일찌감치 기독당 창당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지난 2012년 공적신학연구회 발표회에서 김 총장은 바르트가 당시 하나님 나라의 유비로 여긴 사회민주당에서의 활동에서 회의를 갖게 된 점을 들어 "(바르트가)실제로 들어가 활동을 해보니까 당 자체가 권력지향적 구조를 갖고 있었고, 때문에 권력을 얻기 위해 온갖 이상한 짓을 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면서 "기독교의 근본 정신인 섬김의 정신과 직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은 그 기본정신이 충돌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기독자유당에 똬리를 틀고 있는 '신정정치 복원'의 위험성을 고발했었다. 그는 먼저 먼저 신정정치가 "타 종교나 타 신앙을 용인하지 않기에 타 종교인을 박해한다"며 "문제는 타 종교나 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나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를 각오하게 되는 것이고, 불가피하게 이런 순교적 저항에 부딪힌 사회는 위태롭게 되기 마련이다. 종교 전쟁의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신정정치'의 또 다른 특징인 "설득이 아닌 강요의 정치'에도 한 마디 보탰다. 김 총장은 "신정정치는 힘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이나 국가의 주요 요직을 기독교인들이 차지해 힘으로 기독교의 가치관을 심겠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이 갖고 있는 힘으로 세계를 지배해서 미국적 가치관을 심게 해야 한다는 사고와도 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예수님의 길인 "사랑과 섬김의 길"과 정면 배치되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지수 freedo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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