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경찰은 종교탄압 중단하라”

긴급 시국기도회 갖고 경찰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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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7일 긴급 시국기도회를 갖고 경찰의 총회장 소환 및 종교탄압을 규탄했다. 사진은 지난 달 21일 있었던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긴급시국기도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총회장 최부옥)는 경찰의 총회장 소환과 관련 4월7일(목) 오후 서울 덕수궁 앞 대한문 광장에서 "헌법 제20조 ‘종교의 자유' 수호를 위한 긴급 시국기도회"를 갖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장은 성명을 통해 "(경찰이) 우리의 모든 교회를 대표하는 총회장 앞으로 집시법 위반 관련한 출석요구서를 발부하는 비상식적인 자세로 대응했다"며 "이는 군사독재시대에서조차 없었던 초유의 사건으로 이와 같은 경찰의 태도가 향후에도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고 종교탄압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경찰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1)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종교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 2) 총회장 출석 요구서 철회와 경찰청장의 종교탄압 사과 3) 남대문 경찰서 경비과장 해임 등을 촉구했다.

아래는 기장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대한민국 경찰청은 종교탄압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생명・정의・평화의 세상이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기를 위하여 기도하고 실천해왔다. 이것은 모든 생명이 자기의 권리를 정의롭게 확보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우리 신앙인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존재라는 신앙고백적 자의식에 비롯된 것이다.

지난 3월 21일(월) ‘고난당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총회 시국기도회'는 그 신앙고백에 따른 우리의 구체적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는 날이 갈수록 파괴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회복을 염원하는 ‘기도회'였으며, 정당한 국민주권운동이었다.

그러나 개최장소 관할서인 서울남대문경찰서는 평화롭게 진행되던 우리 총회의 시국기도회를 저지하였다. 사전에 신고한 계획대로 진행되던 시국기도회를 중단시켜 성찬예식 등을 훼방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행진인원이 300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시국기도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계획됐던 행진을 가로막은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근거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경찰의 임의적 판단에 따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국민의 양심의 자유(제19조), 종교의 자유(제20조), 집회・결사의 자유(제21조)를 침해한 것이다.

우리 총회는 그와 같은 불상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서울남대문경찰서에 지난 3월 23일 정중한 항의서한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서울남대문경찰서는 우리 총회의 서한에 대하여 격식을 갖춘 응답을 해오기는커녕 오히려 우리의 모든 교회를 대표하는 총회장 앞으로 집시법 위반 관련한 출석요구서를 발부하는 비상식적인 자세로 대응하였다. 이는 군사독재시대에서조차 없었던 초유의 사건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경찰의 태도가 향후에도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고 종교탄압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서울남대문경찰서의 이와 같은 종교탄압은 시국기도회가 있은 후 채 일주일이 되지도 않은 지난 3월 27일(일) 또 다시 자행되었다. 기독교의 대표적인 축일인 부활주일에 우리 교단 소속 향린교회 교우들은, 극심한 노조탄압에 못 이겨 자결한 유성기업 고 한상호 노동자를 위한 추모기도회를 드리고자 하였다. 그런데 서울남대문경찰서가 예배물품을 강탈하고 파손하여 결국 추모기도회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향린교회 교우 한 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고 유성기업 노동자가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그 이틀 뒤에 시청 앞에서 진행된 기도회에서도 목회자가 경찰에 의해 폭행당해 안경이 파손되었고, 같은 날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는 집회 중에 ‘백색테러'(극우세력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가해지는 테러)를 당하기도 하였다. ‘승진의 자리'로 소문난 서울남대문경찰서는, 승진에 눈이 어두워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할 경찰의 본래 임무를 망각하고 국민을 가혹하게 탄압하는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며, 나라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아야 할 경찰이 그 본분을 위배한 사태에 대하여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는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더 이상 침해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에 촉구한다. 특별히 신앙인에게 있어 그 존재의의를 밝혀주는 예배(기도회)가 침탈된 사태의 위중함을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다시는 이와 같은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는 이번 남대문경찰서에 의해 자행된 일련의 사태를 명백한 종교탄압으로 인식하며, 이에 대해 교단 차원을 넘어 한국교회 전체의 차원에서 대처해나갈 것이다. 또한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옹호하는 모든 선한 세력과 더불어 공권력을 남용한 경찰의 만행에 대하여 대처해나갈 것이다. 이번 계기를 통하여 대한민국 경찰이 국민의 안전과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는 제 본분을 다하도록 각성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가 반드시 이뤄지기를 촉구한다.

1. 대한민국 경찰은 공공연한 종교탄압을 중단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종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

2. 서울남대문경찰서가 발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출석요구서를 즉각 철회하고, 경찰청장은 계속된 경찰의 종교탄압에 대하여 한국교회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

3. 이번 사태를 유발한 서울남대문경찰서 서장과 성찬예식을 침탈한 경비과장을 즉각 해임하라!

2016년 4월 6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최부옥 목사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 김경호 목사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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