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가 신임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은 4월13일(금) 오전 경기도 오산 캠퍼스 내 장공관 앞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의 학내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연다. 학생모임은 학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꾸린 기구다.
학생모임은 보도자료를 통해 " 한신학원 이사회는 사실상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의 산하에 있다"며 "한신학원 이사회가 한신민주주의의 발전을 부정하고 이사회 독재를 지향하며 학생들을 폭행해놓고 오히려 학생들을 고발하는 만행을 계속 용인한다면 기장 역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한신대 교수협의회 집행위원회는 13일(수) 성명을 통해 "이번 이사회의 총장 선출은 대학 구성원의 기대와 소망을 무시한 처사이며, 한신인의 자긍심과 민주적 전통을 훼손한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학생모임은 기자회견 이후 ‘한신대학교 개교 76주년 기념예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엔 한신학원 이극래 이사장과 강성영 신임 총장이 참석하기로 돼 있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아래는 한신대 교수협의회 집행위원회가 낸 성명 전문.
《성 명 서》
제7대 총장 선출을 위해 지난 3월 31일에 개최된 이사회의 결정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해명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이사회가 대치하는 가운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은 우리 대학의 부끄러운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으로, 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참괴함을 느낀다.
이번 총장 선출은 채수일 전 총장 재임 시기에 무너졌던 민주 전통을 회복하고, 민주공동체를 바로 세울 기회였다. 비록 총장 선출이 형식적으로 이사회에 속한 권한이라고는 하나 그간 역대 총장 선출 과정은 교수회의의 총장 추천권을 인정하고 복수 추천된 후보자 중에서 이사회가 선출해 왔다. 이는 이사회와 대학 구성원 간에 유지되어 온 우리 대학의 민주적 전통을 대표하는 관습율이었다. 그러나 이번 이사회의 총장 선출은 대학 구성원의 기대와 소망을 무시한 처사이며, 한신인의 자긍심과 민주적 전통을 훼손한 것이다.
교수 단위의 후보자 선거가 기존의 교수협의회 총장후보자선거규정에 따른 선거 요건을 성립시키는 것이 어려운 상태에서 ‘교수 학생 직원이 직접 선거를 하고, 득표율에 각기 2:1:1의 가중치를 주어 합산한 후 1위와 2위를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올리는' 방식으로 변경되는 과정에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노조가 투표에 불참하게 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선출 방식은 본부의 책임하에 전체교수 서면투표로 결정되었고, 총장 직무대행이 결과보고서에 서명하여 의결에 하자가 없음을 증빙하였고, 교협과 총학이 구성한 선관위의 주관 아래 총장 후보자들이 선출되는 과정에 교수와 학생 사회의 여론을 확인하는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였다.
4자협의회의 논의, 교수회의의 의결을 거쳐 교수 학생의 총투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한 이번 선거는 절차와 내용에 있어 명실공히 민주적 원칙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된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수차례 후보자 추천 공문조차 접수하기를 거부하였고, 결국 교수‧학생 총투표 결과 63%의 지지를 받은 후보자를 무시하고 추천되지도 않은 후보자를 총장으로 선출하였다.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이 복수로 추천한 후보자 중에서 총장을 선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도 못하였다. 이는 이번 총장선출이 가지는 특별한 의의를 고려할 때 대단히 비교육적이고, 나아가 학교의 장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교수와 학생들의 민주적 총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 결과를 무시하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새로 뽑힌 총장의 학교 운영을 대학 구성원들이 지지할 수 있겠는가? 학내 구성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총장이 대학을 운영할 때 나타나는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지난 총장 재임 중에 명백히 드러나지 않았는가? 제7대 총장이야말로 그 어느 총장보다 대학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 속에 학교의 존립과 발전을 책임져야 하지 않는가?
최근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은 우리 대학 구성원뿐만 아니라 동문들과 기독교장로회 목회자들까지도 대학의 존립 자체마저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숭고하고 자랑스러운 역할을 담당해온 우리 한신대학교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대학 구성원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이 요구된다. 우리 교수들은 이번 총장 선출이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헌신을 가로막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사회가 이제라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민주적 총의를 존중하는 절차와 내용으로 현재의 사태를 풀어주기를 요구한다.
우리는 이사회가 한신 구성원들의 여망을 수용함으로써 이를 통하여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분열과 혼란의 고리를 끊고, 민주전통의 회복과 교육혁신을 위해 서로 얼싸안고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한신대학교를 사랑하고 한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 교수. 동문, 기장 목회자 등 모든 한신인들과 함께 한신의 소명과 희망을 위해 희생과 헌신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6년 4월 13일
한신대학교 교수협의회 집행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