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2016년 생태신학 세미나 "파리협약 이후 신기후체제와 기독교의 역할"을 4월14일(목) 오후 1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 소예배실에서 개최했다. 기조발제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가 "기후합의의 함의와 신기후변화체제"를 주제로 진행했다.
윤 교수는 현대의 기후변화가 '기후교란,' '기후붕괴,' '기후범죄' 등으로 지칭되어야 할 당위성을 소개하면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이 인간의 윤리적인 책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에너지의 낭비가 결국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증가시켜서 그로 인한 온실효과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섬나라들이 수면 밑으로 잠기게 되며, 북극지방의 동토가 해빙되면서 메탄가스가 방출되고, 바다에 녹은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되어 각종 해양생태계 교란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러한 사태에 대해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에너지 약소국들이나 후속세대에게 치명적인 재앙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윤리적 책임의 연장선에서 2015년 파리협약이 조인되었고 이후 신기후체제가 전 지구적으로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3월말 현재 188개국이 이 협약의 당사자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지구의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보다 낮게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파리협약이 신기후체제로 명명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협약이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협약 당사국들이 화석연료 감축을 위해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실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 교수는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방안을 모색할 것, 저탄소 또는 탄소중립 에너지의 사용을 증대시킬 것, 탄소흡수원(carbon sinks)을 확대할 것, 생활습관과 행태를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킬 것 등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동일한 에너지로 통신, 수송, 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을 최대화시킬 방안을 추진하며, 핵발전 대신에 바이오메스나 태양열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벌목을 피하고 적극적인 조림사업을 추진하며, 일상생활에서 낭비하거나 사치하는 에너지 소비행태를 교정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이어 윤 교수는 원자력 등 자본집약형 에너지 기술보다는 재생가능에너지 기술이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점을 거론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의 "능동적인 생산자"가 되는 길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자연의 관리를 맡은 인간들이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기조발제 뒤에 <토크> 순서가 이어졌으며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는 "신기후체제와 하나님의 새 언약"이라는 주제의 논평을 발표했다. 장 교수는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신학이 '인간의 타락과 구원'의 드라마에만 몰두함으로써 자연, 즉, 하나님의 창조세계라는 영역을 과학자들에게 양도하고 그에 대한 신학적 관심과 성찰을 게을리 했[지만], ... 심각한 생존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지독하게 인간중심주의적인' 기독교 신학과 가르침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성서가 전하는 하나님중심주의적인 세계관으로 돌아가야" 할 것을 주장했다.
장 교수는 노아 홍수 이후에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언약이 창세기 1장의 '문화명령'과 다른 점을 지적하면서, 그 언약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만 맺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 사이에 맺어진 '삼자계약'이므로(창9:9-10) 인간은 이제 자연을 통제와 정복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성 프란체스코처럼 자연을 우리의 형제자매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세계 안에서 하나의 생물종으로서 '겸손'해져야 한다. 그 겸손은 인간의 탐욕과 무지로 하나님의 창조세계가 더 이상 파괴되는 것을 중지하는 것이며, 그때 무지개를 언약의 표시로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