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내가 그 칼날을 향해서 나아가리다. 내 앞에는 오직 '일사 각오'의 길만이 있을 뿐입니다."
독립운동가이며 순교자인 주기철 목사의 복권이 확정됐다. 목사직을 박탈 당한지 77년 만이다. 주 목사가 소속되어 있던 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 평양노회(노회장 조은칠 목사)는 지난 21일 임시회를 열고 주 목사의 복권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기독신문이 27일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기철 목사는 과거 평양노회가 일제의 신사참배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면직됐었다. 이에 노회 재판국은 판결문을 통해 "(주 목사에 대한 면직은)대한예수교장로회 교리와 신조, 성경에 기록된 신앙의 근본 원리에 위배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처사이며 원인무효"라고 밝혔다.
해당 노회는 더불어 평양노회가 오는 7월 10일 서울 왕성교회(담임 길요나 목사)에서 '소양 주기철 목사 복권(복적) 기념감사 및 참회예배'를 갖기로 하고, 준비위원회(위원장 김진하 목사)를 구성했다고 이 기독신문은 덧붙였다.
합동 측은 지난해 열린 제100회 총회에서도 故 주기철 목사에 대한 복권을 결의했었다. 당시 총대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주기철 목사의 복권을 환영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등은 일제 시대 신사참배 결의를 한 교단으로 주요 목회자들은 교회 유지를 대가로 일제가 요구하는 신사참배에 응했다. 그러나 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신사참배 거부를 자신의 십자가로 여기고 순교하기까지 그 각오를 굽히지 않았다.
이에 교계 안팎에서는 해당 교단의 과거 신사참배 행위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사참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없이 주기철 목사의 복권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