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나향욱 망언, 현 정권 책임”

“한 공무원의 실수가 아닌 현 정권 정체성”

nahyangwook
(Photo : Ⓒ JTBC뉴스룸 화면 갈무리 )
▲국민을 개, 돼지로 비하한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이 지난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사과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을 ‘개, 돼지'로 비하했다 파면당한 나향욱의 망언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교육위, 위원장 김종선 사관)는 14일(목)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위는 성명에서 "박근혜 정권은 이념의 잣대로 국민을 편 가르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적대시하는 등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조시대의 제왕처럼 행세해 왔다. 또한 능력과 성품보다는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을 중용하는 낙하산 인사를 행해왔고,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공무원은 중용하지 않는 등 파행적 인사를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다"며 나향욱 망언은 "한 공무원의 실수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 지닌 정체성의 반영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세 가지 죄 때문에, 네 가지 죄 때문에 나는 철회하지 않으리라. 그들이 빚돈을 빌미로 무죄한 이를 팔아넘기고 신 한 켤레를 빌미로 빈곤한 이를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힘없는 이들의 머리를 흙먼지 속에다 짓밟고 가난한 이들의 살길을 막는다. 아들과 아비가 같은 처녀에게 드나들며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힌다"는 예언자 아모스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 이 예언은 이 시대에 국민 위에 군림하며 살아가고 있는 반민중적인 관료와 기득권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이자 선언이기도 하다"고 했다.

교육위는 끝으로 현 정권의 사과와 문제 공직자의 정계 퇴출,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아래는 NCCK 교육위가 낸 성명 전문이다.

나형욱의 망언에 대해 박근혜 정권이 책임져야 합니다.

지난 7일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의 고위 공무원이 "국민의 99%인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거나 "개, 돼지는 먹고 살게만 해 주면 된다."는 망언을 하여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이 망언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의 발언이나 공적인 자리에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는 정부산하기관장의 언행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러한 표현들이 우연히 나온 한 공무원의 실수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 지닌 정체성의 반영이라 판단하여 우려를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합니다.

그동안 박근혜 정권은 이념의 잣대로 국민을 편 가르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은 적대시하는 등 국민 위에 군림하는 왕조시대의 제왕처럼 행세해 왔습니다. 또한 박근혜 정권은 능력과 성품보다는 정권에 충성하는 인물을 중용하는 낙하산 인사를 행해왔고,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공무원은 중용하지 않는 등 파행적 인사를 지속적으로 자행해 왔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국민에 대한 태도와 인사 파행은 공직기강 해이를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박근혜 정권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태도를 가지고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왔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전적으로 박근혜 정권에 있음을 지적합니다.

최근에 발생한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이후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반 민중 의식의 발로로 대한민국 헌법은 물론 성서의 가르침에 반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1항과 2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제7조 1항은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11조 2항은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망언은 반 헌법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반 성서적입니다. 예언자 아모스는 "이스라엘의 세 가지 죄 때문에, 네 가지 죄 때문에 나는 철회하지 않으리라. 그들이 빚돈을 빌미로 무죄한 이를 팔아넘기고 신 한 켤레를 빌미로 빈곤한 이를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그들은 힘없는 이들의 머리를 흙먼지 속에다 짓밟고 가난한 이들의 살길을 막는다. 아들과 아비가 같은 처녀에게 드나들며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힌다"(아모스 2:6-7)고 선언했습니다. 예언자 아모스가 전한 이 말씀은 북이스라엘을 위협하던 아람이 아시리아에 의해 패하자 영토를 확장하는 등 북 이스라엘이 솔로몬 이후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던 시기에 사치와 향락, 계층 간의 갈등, 가난한 민중에 대한 수탈, 우상 숭배 등을 일삼은 북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경고입니다. 예언자 아모스의 이 예언은 이 시대에 국민 위에 군림하며 살아가고 있는 반민중적인 관료와 기득권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이자 선언이기도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의 반국민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는 강력히 규탄 받아 마땅하며 또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그간 박근혜 정권이 드러낸 행태의 결과이기에 그로 인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박근혜 정권이 국민에게 사과할 것과 문제 공직자들의 징계 퇴출은 물론, 교육부 장관이 관리 실패를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합니다.

2016년 7월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육위원회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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