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北 억류 임현수 목사 생환 고대하며 성도가 남긴 글

#임현수 목사 #북 억류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limhyunsu
(Photo : ⓒ사진제공= 미주 기독일보)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담임 임현수 목사

북한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억류 중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을 위해 비상연합기도회를 비롯해 캐나다 정부 등 국제적인 협조를 구하는데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는 임 목사가 시무하던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성도들이 있었다.

얼마 전에는 이 성도들을 향해 임 목사의 사모 임금영 씨가 서신을 보내 화제를 모았었다. 임 목사의 북한 억류로 누구보다 가슴 아플 사모 임금영 씨는 이 서신에서 오히려 임 목사와 자신을 걱정하는 성도들을 격려하고 위로해 감동을 전해주었다.

이번에는 토론토 큰빛교회의 한 성도가 임 목사의 송환을 고대하며 남긴 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모 성도가 교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 글은 "임 목사님은 언제 오시는 걸까"라는 말로 시작하여 임 목사를 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임 목사의 사역을 반추하고 있는 이 성도의 글은 임 목사의 북한 선교 활동의 속 깊은 사정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임 목사의 송환을 고대하는 성도들의 마음 가짐을 나타내는 부분이 이목을 끌고 있다. 오모 성도는 "너희를 위한 나의 여러 환란에 대하여 낙심치 말는 바울의 권면과 동일한 임 목사님의 바램처럼 교회 공동체는 이 시련을 통해 정금처럼 나아 가고 있으며, 말씀의 반석에 더욱 견고히 서며, 더욱 하나가 되며, 성령 안에서 오히려 부흥하고 있음을 그가 오면 보여 주리라. 마치 시어머니 없을 때 가사 일을 완벽히 해 놓은 착한 며느리 처럼..."이라고 했다. 아래는 오모 성도가 임 목사의 송환을 고대하며 남긴 글 전문.

임 목사님은 언제 오시는 걸까 ?

오늘처럼 눈이라도 살포시 내리는 날이면 더 그립다.

잠재해 있던 추억들이 꿈틀거리기 때문이다.

같이 낚시하던 일도, 같이 스키타던 기쁨도, 새벽기도 끝나고 여럿이 커피를 나누던 수 백번의 추억도, 같이 하나님을 정성껏 예배하고 찬양했던 감격도, 같이 선교지를 다니며 수고의 땀을 닦던 보람도, 같이 웃으며 사랑하고 존경했던 소중한 순간들이 사금처럼 마음 속에서 반짝인다.

원단금식하며 릴레이 기도행진 할 때의 혹독한 추위며, 가정교회 방문하셨을 때 데리고 온 강아지까지 수 많은 기억의 잔재들이 눈송이 처럼 멀리 날린다.

바울이 일루리곤을 지나 서바나까지 가려고 애썼던 것 처럼 임 목사님도 그 먼 북한 땅을 주님이 부어 주시는 동족사랑 때문에 발이 닳도록 가려고 애쓴 것을 우리가 아는 바라. 하지만 구원을 베푸시려 오신 주님을 자신들이 기다리던 정치적 메시야가 아니라고 못 박은 어리석음과

무지가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모순과 부조리에 하소연 할 데는 하나님 밖에는 없다.

그 동안 많은 설교를 통해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누누히 강조했던 그가 지금 그 땅에서 온전한 선으로 승리하고 있는 것이다.비록 겉 모습은 무기수의 죄인이지만...

대 제사장 안나스와 가야바, 총독 빌라도 앞에서의 예수님처럼, 묵묵히 고개 숙인 것은 주님의 명령에 순복하는 모습이리라. (카라바조의 성화에도 예수님은 고개를 숙이고 계셨다)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고 그 복음을 부끄러워 하지 않은 목사님이 자랑스럽다.

말씀이 없어 흑암이 가득하고 죄악이 관영한 메마른 땅을 기경하시려 주님의 대리인으로 보내셨나 보다 언젠가는 하나님이 북한 땅의 하늘을 열어 축복하시고 의인이 흥왕하고 평강의 풍성함이 넘치는 아름다운 땅으로 변모시켜 주실 것이다. 주님이 열면 닫을 자가 없다지 않나. 지리적 통일 전에 영적인 생명수의 창일을 원하시는 것 같은 하나님의 모략과 경륜과 섭리를 우리가 다 어찌 알랴.

너희를 위한 나의 여러 환란에 대하여 낙심치 말는 바울의 권면과 동일한 임 목사님의 바램처럼 교회 공동체는 이 시련을 통해 정금처럼 나아 가고 있으며, 말씀의 반석에 더욱 견고히 서며, 더욱 하나가 되며, 성령 안에서 오히려 부흥하고 있음을 그가 오면 보여 주리라 마치 시어머니 없을 때 가사 일을 완벽히 해 놓은 착한 며느리 처럼...

작년은 목사님의 육순이었는데 생일 잔치상은 커녕 모진 고생을 치루셨다. 지금은 언 땅을 파며 구덩이를 만드는 그 손에 생채기라도 나면 일회용 반찬고라도 있을까? 추운 겨울 바람에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누릴수 있을까? 보고 싶은 가족과 교인들 때문에 눈이 아른거려 헛 발

딛으시면 안되는데...

그 동안의 기도는 천사들이 열심히 실어 날랐나 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임 목사가 지체하지 않고 속히 오리라는 그 음성이 환청이 아니라 주님의 세미한 음성과 언약이리라. 먹지 못하는 자는 먹는 자를 판단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저를 받으셨음이라 / 강하고 담대하라/ 어느 피조물이라도 임 목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느니라 /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느니라. 많은 하나님의 위로에 감사드린다.

좀 더 힘을 내자. 우리가 기도의 돌 항아리들을 아구까지 채우면 그것이 금향로되어 하나님께 상달 되리라. 엘리야 때 처럼 전심으로 기도하여 손 만한 작은 구름을 보고 급기야는 큰 비의 소리를 듣는 축복있으리라. 얍복강가의 몸부림으로, 한나의 애절함으로, 다니엘의 생명을 건 믿음으로 또 다시 나아 가야한다.

그 때 까지 목사님을 지존자가 오른 손으로 붙들어 주시며, 보의 물처럼 주님의 생명싸개 안에 보호하여 주시리라. 아마도 주님은 아실 것이다. 성도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라 치면 목이 메이고, 따스한 침대에 있으면 미안하고, 웃고 떠들다 가도 멈칫 숙연해 지는 가슴아린 그 아픔을, 옛 사진 보기를 일부러 피하고, 지난 일 이야기하기 눈물겹다. 우리 모두 피어슨 공항의 망부석되어 애타게 기다리는데 임목사님은 언제 오시나.

남방 시내가 다시 흐르면 오시려나. 깎인 머리털이 자라면 그 땅의 기둥들을 밀치고 나오실 수 있으려나. 크로노스의 차원에 있는 우리들이 카이로스의 시간을 기다림이 쉽지 않다. 토론토에도 봄은 오는데...

"저희의 넘어짐이 세상의 부요함이 되며 저희의 실패가 이방인의 부요함이 되거든 하물며 저희의 충만함이리요"(롬11:12)

이지수 freedo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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