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는 9월26일(월)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의 다섯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주제는 "츠빙글리의 종교개혁사상"이며 안양대 강경림 교수가 강연을 맡았다.
강 교수는 츠빙글리가 개혁주의적 프로테스탄트 사상의 개척자였다고 전제하고서 루터 및 칼빈의 사상과 비교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루터가 "내면(inside)으로부터 일을 했다면, 츠빙글리는 외부(outside)로부터, 칼빈은 위(above)로부터 일했다"라고 평가하면서 츠빙글리 연구가인 로허(G.W. Locher)의 견해를 인용했다: "루터는 자신 앞에 그 걱정스러운 사람을 바라보고는, 그에게 오로지 그리스도, '나'를 위한 그리스도(solus Christus, Christ pro me)를 선포한다. 츠빙글리는 그 앞에 그 속이고 이기적인 인간과 그의 사회생활의 붕괴를 바라보고서는, 오로지 '우리'의 그리스도 안에 계시는 하나님(solus Deus in Christus noster)을 외친다. 칼빈은 자기 앞에 불순종하는 개인으로서의 사람을 바라보고선, 그를 '그리스도의 영광' 아래, 그의 교회, 즉, 우리는 주의 소유(Domini sumus) 안에 있는 구원에로 초대한다."
츠빙글리의 개혁사상은 성경중심주의와 말씀의 생활화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성경은 성경 자체에 의해 해석된다. 성경이 스스로를 설명할 때 더 이상 우의적인 주해는 필요가 없으며, 우리는 하나님의 의지를 하나님의 문자적인 말씀으로부터 배운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의 명료성과 확실성은 누구에게나 심지어 가장 단순한 문맹자에게까지 열려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경에서 교회개혁의 "원 청사진"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성경중심적 사고로부터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의 종교개혁적 원리가 도출되었다.
그는 "정치에 참여하거나 사업을 하는 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세속의 일도 하나님의 말씀의 지도를 받고 인도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가톨릭교회는 지나치게 예전에 치중함으로써 매일의 삶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라는 사실을 간과했지만, 인간의 전 생애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봉사이다. 따라서 예배도 단지 공적인 제의의 형식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하는 것을 지시한다.
강 교수는 한국교회가 성경말씀보다 주해에 의존하는 행태를 버리고 말씀 속에서 헌신적 삶의 "원 청사진"을 찾을 것과 말씀을 실제로 실천할 것, 특히, 정직성을 회복할 것을 주문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