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 권오륜 목사) 평화통일위원회는 6월20일(화) 오후2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와 함께 1975년 한신대 간첩조작사건 무죄판결 감사예배를 드린다. 올해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김명수 목사, 나도현 목사, 전병생 목사 등이다. 이들은 "야만의 국가폭력을 끝내야 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아래는 1975년 한신대 간첩조작사건 무죄판결에 대한 성명서의 전문이다.
야만의 국가폭력을 끝내야 한다
만시지탄! 42년 만에 드러난 한신대 간첩조작사건의 진실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진실이 승리하기까지 수고하고 애쓴 모든 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대의 십자가를 지고 그 긴 세월 아픔을 견디어 왔던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에게 모든 인간의 언어를 뛰어넘는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길 기원한다.
우리는 이 감사의 자리에서 진실이 승리했고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셨다는 감격에 앞서 한없는 회한과 고통에 다시금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다시 왜 진실의 길은 이렇게 고통스럽고 하늘의 응답은 그렇게 더디어야 하는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이 망가지고 부서진 삶을 책임질 것인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억울하고 암담했던 진실은 처음부터 당시 군부독재의 하수인이었던 중앙정보부, 공안검찰에 의해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한신대를 겨냥하여 기획 ․ 조작된 사건이다. 소위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그들은 불법으로 무고한 학생들을 잡아다 감금하고 협박 ․ 구타하는 등 잔인한 고문을 자행하며 거짓된 진술을 자백시키는 만행을 일삼았고, 결국 복음의 일군이 되기를 꿈꾸던 푸르른 청춘들의 삶을 무참하게 짓이겨 놓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제 진실의 한 조작이 드러났을 뿐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아직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통의 세월을 견디며 살고 있는지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또한 지금도 어느 음습한 공안기관의 골방에서 양심을 거스르는 자백을 강요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를 더 아프게 하는 것은 이 사건의 최대의 희생자인 재일동포 김철현 선생의 진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무죄판결은 다시는 이런 야만적 국가폭력이 반복되지 않는 인권의 새 역사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일본에 계시는 김철현 선생의 명예가 회복되어야 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형 ․ 민사상 책임이 명확히 가려져 국가가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또한 이 사건을 기획하고 실행했던 모든 국가기관과 책임자들에게 엄정한 법적 역사적 심판이 내려져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그간의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다시는 이런 야만적 국가폭력이 없는 인권과 생명의 시대를 열기위해 온 교회와 더불어 복음의 행진을 이어 갈 것이다.
2017년 6월 20일
1975년 한신대 간첩조작사건 무죄판결 감사예배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