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핵그련)은 원자력연구원이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 사업을 재개하는 것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핵그련은 지난 3월 9일 원자력연구원 앞에서 부실 연구와 무리한 사업 추진을 경고하는 탈핵연합예배를 드린 바 있다. 성명은 사업재검토위원회가 해당 사업을 재개하도록 결론을 내린 것을 지적하며, 이 일의 이면에 "전문가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이익집단과 이들의 독선적 행위를 방치한 정부가 있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성명서의 전문이다.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 사업 재개 규탄한다
"그 빛이 어둠속에서 비치니,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요 1:5)
핵그련은 지난 2018년 3월 9일 후쿠시마 핵사고 7주기를 기억하며 원자력연구원 앞에서 탈핵연합예배를 드렸다. 온갖 부실과 불법의 은폐로 신뢰를 상실한 원자력연구원이 막대한 세금을 들여 연구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것, 게다가 이는 문재인 정권이 지금껏 추진해온 탈핵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사업은 생명을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길과 결코 양립될 수 없는 죽음의 길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며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파이로프로세싱(이하 파이로)과 소듐냉각고속로(이하 SFR)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재검토하겠다며 만들어진 재검토위원회가 파이로와 SFR 연구 사업에 대해 재개로 결론을 내렸다. 이 일의 이면에는 전문가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이익집단과 이들의 독선적 행위를 방치한 정부가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재검토위원회의 파행운영에 대해 사과하고, 보고서를 즉각 공개하라
재검토위원회는 밀실에서 불공정한 운영을 지속함으로 인해 파행을 맞았다. 관련 연구의 안전성과 기술적 측면에서 현실화(상용화)의 문제들과 외국 사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했다. 제대로 된 대화나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 측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제외하고 찬성 측의 의견만을 청취하며 이루어진 재검토위원회의 결정을 용인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심지어 이러한 결정을 담은 보고서를 비공개로 처리하여 결과만을 발표한 것은 분명히 지탄받아 마땅한 처사라 할 것이다. 즉각 보고서를 공개하고 졸속과 파행으로 운영된 재검토위원회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국회는 파이로와 SFR에 대한 연구예산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
파이로와 SFR은 그간 소위 '원자력전문가'라는 이들에 의해 획기적이며 혁신적인 기술로 포장되어 왔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고 연구했다면 이러한 말이 허황되고 거짓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되어왔고,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회가 지금껏 이들의 거짓에 속아왔거나 내지는 모른체 해왔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를 가지는 국회의원들이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면 지금의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스스로의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국회 과방위는 지금이라도 즉각 연구예산의 집행을 중단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우선에 두고 이 사업을 재평가해주기를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정책에 전면 배치되는 파이로 SFR 연구개발 즉각 중단하라
문재인 정부는 탈핵을 이야기해왔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그러한 의지를 의심하게 할만하다.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플루토늄과 재처리된 우라늄을 얻는 것이 탈핵국가로의 이행을 선언한 대한민국에 도대체 왜 필요한 것인가? 이를 태울 새로운 핵발전소를 연구하는 것은 과연 탈핵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정부는 스스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탈핵을 요구했다. 노후한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더 이상의 핵발전소를 늘리지 않으며, 재생에너지를 바탕에 둔 생태적인 전환을 이루어가기를 당부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핵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문재인 정부의 탈핵의지가 확고하고 분명하다면 이 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 예수그리스도의 빛이 세상에 비칠 때 세상의 어둠이 이길 수 없다고 성서는 말하고 있다. 또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 역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였다. 거짓의 장막을 걷고, 새로운 세상을 소망했던 많은 이들은 작은 빛을 손에 들고 목 놓아 외쳤다. 더 이상 거짓이 진실을 삼키고, 죽음이 생명을 이기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생명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는 "핵과 우리의 신앙이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선언대로 파이로와 SFR사업의 폐기를 위해 끝까지 기도하며 싸울 것이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와 함께하소서!
2018년 3월 29일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