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이 폐기돼고 있다. 강원 화천군이 지역 농민 보호를 위해 최근 가격이 폭락한 애호박 폐기를 결정했다.
예년보다 적게 내린 비로 풍부한 일조량에 애호박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고 여기에 기록적 폭염, 휴가철 소비 감소 등의 원인으로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화천산 애호박은 지난 23∼25일 경매 낙찰가 기준 8㎏짜리 1상자가 적게는 1,000원, 가장 높은 금액도 4,000원에 거래됐다. 평균 단가도 2,832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이맘때 1상자에 9000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락` 수준이다.
최저 생산비를 건지고 이윤도 남기려면 가격대가 5,000원 이상에서 형성돼야 하는데, 평균 거래가격이 겨우 절반 수준인 셈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만 쌓이는 데다 늘어난 인건비까지 부담으로 더해졌다.
화천군은 도매시장 가격이 사흘 이상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농가 피해확산을 우려해 지난 27일 가격 안정화 대책회의를 연 후 결국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참여 농가는 최저 생산비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을 지자체와 지역 농협에서 보전받는다. 군은 우선 ‘화천군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지원조례’에 따라 군비로 농산물 가격안정 자조금을 풀기로 했다.
트랙터로 애호박을 짓이겨 폐기한 한 농민은 "지금 내봤자 박스값도 나오지 않는다"며 "일단 군에서 비용 보전을 해줘 급할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빨리 가격이 안정화돼서 정상 출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은 최저 생산비 이상인 5000원선을 회복하는 시점까지 생산량 자율감축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