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빈소가 서울로 옮겨왔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자 서울로 분향소를 옮기기로 입장을 정했다. 이에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22일 고 김 씨의 시신을 서울 동숭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태안을 떠나기에 앞서 태안서부발전 본사, 세종시에 있는 산업자원부를 차례로 돌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에 도착한 시민대책위는 곧장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시민대책위는 22일 오전 태안서부발전 앞에서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부발전을 규탄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서부발전은 더 이상 김용균의 죽음에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고 책임질 자격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용균의 사회적 타살의 원인인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하기 위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고 김 씨의 빈소와 분향소는 각각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과 광화문 광장에 마련됐다. 광화문 분향소에서는 매일 오후 7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아래는 고 김 씨의 아버지 김해기 씨가 태안을 떠나면서 밝힌 입장문 전문이다.
"작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억울하게 죽은 용균이의 아버지입니다. 오늘로 우리 아들 용균이가 죽고 44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통하고, 분하고, 화가 나고 울분이 터집니다.
나라에서 설립한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을 나라에서 관리 감독을 잘못해서, 정부에서 관리를 똑바로 하지 않아서, 기업경영 운영체제가 잘못되서 죽지 않아도 될 우리 아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잘못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경영구도와 생산구도로 인해서 소중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잘못 되어가는 한국서부발전, 고쳐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고쳐야 합니다. 용균이 동료들이 여기서 더 일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습니다.
국민여러분 힘을 모아 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가 있는 서울로 우리 엄마, 아빠가 갑니다.
한국서부발전 살인자들 강력하게 처벌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우리 아들이 억울한 목숨을 잃은 한을 풀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다시 한 번,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아들 용균이 동료들 즉각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하고 더 이상 목숨이 위협받지 않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일하지 않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