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국회, 종교인과세 완화 속전속결 처리....재차 특혜 시비 일어

29일 만장일치 통과....시민단체 "헌법상 평등권·조세평등원칙 무력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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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종교인과세 관련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특정 종교에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과 종교투명성센터가 27일 오전 관련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 단체들은 헌법소원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회 재정위원회(위원장 정성호 의원)가 3월 29일 종교인이 내는 퇴직소득세를 줄여주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이 대표 발의했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종교인이 퇴직 시 일시금으로 받는 퇴직금에 원천징수 방식으로 퇴직소득세가 자동으로 부과된다. 그러나 개정안은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소득에 ‘2018년 1월1일 이후의 근무기간을 전체 근무기간으로 나눈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과세 범위를 규정했다. 예를 들어 A 목사가 2018년 12월까지 10년간 근무한 뒤 10억원을 퇴직금으로 받았을 경우, 과세 범위는 현행 10억원이던 것이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다. 개정안은 또 지난해 1월 이후 퇴직해 이미 세금을 낸 경우엔 더 낸 세금을 돌려준다는 조항도 적시해 놓았다.

개정안은 4월 5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재차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시민단체인 종교투명성센터(상임공동대표 곽성근, 김선택)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 폐기를 요구했다.

종교투명성센터는 입장문에서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는 위 법안은 한 종교단체에서 30년을 재직하였다면 지금까지 보다 과세대상금액이 30분의 1로 줄어들고 개정안 시행일 이전에 퇴직한 종교인은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도 환급받을 수 있는 법안"이라면서 "2018년 1월 1일 발효된 종교인 특혜 소득세법 및 시행령에 이어 종교계의 요구에 또 다시 헌법상 평등권과 조세평등원칙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종교인들은 종교활동비로 소득을 받아가고 어마어마한 퇴직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세금 납부의무가 없거나 쥐꼬리 정도에 불과한 완벽한 특혜계급이 됐다"며 "이번 소득세법이 통과된다면 이미 대한민국은 민주국가가 아닌 특수계급을 위한 국가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종교인과세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종교계, 특히 보수 개신교계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예장통합, 예장합동, 고신, 백석대신 등 보수 교단은 8일 종교인 과세를 규정한 개정 소득세법이 종교의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내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양주에서 목회사역 중인 A 목사는 "국민이라면 납세는 당연한 상식"이라면서 "일단 종교기관 등록을 마치면, 알게 모르게 주어지는 혜택이 많다. 그럼에도 세금을 내지 못하겠다는 건 상식을 배신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종교투명성센터가 낸 입장문 전문이다.

국회는 종교인 특혜 소득세법 개악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 종교인 퇴직소득에 대한 소득세 원천징수 과세표준을 수 십 분의 1로 낮추고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도 환급시키는 소득세법 개악시도에 대한 종교투명성센터 입장문 -

종교투명성센터는 2018년 1월 1일 발효된 소득세법과 소득세법 시행령에 대하여 조세평등원칙을 위반한 위헌 법령으로 판단하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고, 현재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계류 중이다.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신고할 수 있게 하여 과세표준을 낮추고, 종교단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종교활동비 명목으로 급여를 받아 가면 무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국회는 지금까지 정상적인 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었던 퇴직 소득세에 대하여 과세표준액을 근무연수로 나누어 지금까지의 과세표준액 보다 수십 배를 낮출 수 있고,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도 환급받을 수 있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기획재정위원회 소위를 통과시켰고, 오늘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를 앞두고 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는 위 법안은 한 종교단체에서 30년을 재직하였다면 지금까지 보다 과세대상금액이 30분의 1로 줄어들고 개정안 시행일 이전에 퇴직한 종교인은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도 환급받을 수 있는 법안이다.

2018년 1월 1일 발효된 종교인 특혜 소득세법 및 시행령에 이어 종교계의 요구에 또 다시 헌법상 평등권과 조세평등원칙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로써 종교인들은 종교활동비로 소득을 받아가고 어마어마한 퇴직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세금 납부의무가 없거나 쥐꼬리 정도에 불과한 완벽한 특혜계급이 되었다.

종교개혁 선언 이전에나 가능했던 이러한 특혜들에 의해 신도들의 기부로 이루어진 종교단체의 재원이 특정종교인 개인의 부로써 자유자재로 이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회는 소득세법에 대한 두 차례의 개악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여야 하고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1조가 근본적으로 파괴된 현실 앞에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이번 소득세법이 통과된다면 이미 대한민국은 민주국가가 아닌 특수계급을 위한 국가가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국회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즉각 폐기하라.

소득세법 개정안에 관여한 의원들은 다음과 같다.

개정안 발의 의원: 민주당 정성호(기재위원장)·김정우·강병원·유승희·윤후덕, 자유한국당 김광림·권성동·이종구·추경호, 민주평화당 유성엽

조세소위원회: 민주당 김정우·강병원·박병석·박영선·유승희·조정식, 자유한국당 권성동·김광림·엄용수·이종구·추경호, 바른미래당 유승민, 민주평화당 유성엽

2019. 3.29
종교투명성센터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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