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1일 낙태죄 헌법소원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데 대해 3대 신학과 학생회가 반대입장을 냈다. 그런데 입장문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학생회,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학생회, 협성대 신학대학 학생회 등은 24일 '복음주의 신학생 네트워크'(아래 신학생 네트워크) 명의로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신학생 네트워크는 공동입장문에서 1)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2) 태아를 위해 3) 산모를 위해 낙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산무의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도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음을 믿고, 모든 이에게 주어진 삶은 축복이며 선물임을 믿는다"는 게 반대 이유다. 또 낙태가 태아의 독립성을 무시하며, 산모의 경우 낙태 후유증과 낙태 이후의 삶에서 전혀 안내받지 못한 것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신학생 네트워크는 그러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것처럼 의사의 선택권을 존중해 양심적 낙태 거부권을 보장할 것과, 낙태 수술 전 산모에게 낙태 의무교육과 상담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초·중·고 성교육과 낙태 가능 임신주기를 10주차 미만으로 정하라는 요구도 담았다.
그러나 신학생 네트워크의 입장문은 반발을 사는 모양새다. 서울신학대 신학과 학생회는 이 입장문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본문을 본 페이스북 유저는 입장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댓글을 속속 올리고 있다.
페이스북 유저 손**는 낙태수술 거부권 보장하라는 방안에 대해 "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시기,여아 살해(낙태) 풍조 때는 의사선택권이 존중받아서 그렇게 했나? 그때 그리스도인들은 뭐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낙태 의무교육 방안도 "낙태에 관한 교육이 그동안 없어서 낙태가 존재 가능했는가? 국가적인 지원? 이거야 말로 그동안 출산과 산모에 관한 지원이 미비했거나 존재하지 않았다는 반증 아닌가?"하고 되물었다.
페이스북 유저 용*은 "낙태수술 거부권은 의료인 윤리에 반한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게 아니고,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게 헌법불합치라는게 헌재 의견이다. 공부 좀 하라"고 지적했다.
논리적 일관성을 지적하는 댓글도 눈에 띠었다. 페이스북 유저 변**도 "3개 신학교 대표들이 모여서 쓴 문장이 맞나? 구글 번역기를 써도 문장이 이보단 깔끔하겠다"고 비판했다. 진**은 "논지에 일관성도 없고, 깊은 고민도 없어 보인다"며 "기독교인이 다 반대하니까 유행처럼 반대하지 말고 성서와 세상의 긴장 사이에서 깊이 고민하라"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입장문 작성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서을신대 신학과의 A 학생은 "3개 신학교 학생들이 모여 고민했고, 외국의 사례도 검토해 낸 입장문"이라고 밝혔다. 논리적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입장을 묻자 "기사화는 말아 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