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찰 의혹 두고 연규홍 총장 vs ‘고발자’ 김 목사 ‘진실’ 공방

연 총장 담화내자 김 목사 반박 성명 발표....김 목사 5일 기자회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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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2017년 한신대 신학전공 학생 34명의 자퇴 결의를 불러왔던 연규홍 총장 자질 공방이 재차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연 총장 비서실장을 지낸 김아무개 목사가 내부사찰 의혹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부직원 사찰 의혹 폭로를 두고 한신대 연규홍 총장과 고발자 김아무개 목사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연 총장은 2일 담화문을 내고 "제 머리 속에는 사찰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조직적 미행, 불법 도감청 등 군사정권시절에나 들어봤음직한 ‘학내사찰'은 민주한신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찰 정황이 담긴 녹취록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불법 유포되고 있는 녹취록 역시 두 사람 간의 사적인 대화와 감정 표현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발 당사자인 김 목사는 3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 홈페이지에 반박성명을 발표했다. 김 목사는 강한 수위로 연 총장에게 날을 세웠다.

먼저 "사찰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는 연 총장 주장에 "사찰이 무엇인지 모르니 당연히 ‘개념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취록이 의도적으로 편집됐다는 입장에 대해선 편집원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도 지난 1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다. (연 총장이) 엄중한 사법적·행정적 조치를 하시겠다고 하니 저도 미루지 않고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대응하겠다"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김 목사는 5일 오후 한신대 송암관에서 사찰 논란 진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추가 증거 자료를 공개하고 진상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김 목사는 이날 연 총장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 수원지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기도 하다.

공정을 기하고자 연 총장이 2일 발표한 담화문, 3일 김 목사가 발표한 반박성명 전문을 차례로 싣는다.

연규홍 총장 담화문] 사찰의혹 제기에 대한 총장의 입장

최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김강호 목사의 폭로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한신 공동체 여러분께 총장으로서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부덕함 때문입니다.

김강호 목사는 저의 제자이자 학교와 저를 위해 고생해준 사람이기에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망설임과 번뇌가 있었습니다.

제 머리 속에는 사찰이란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조직적 미행, 불법 도감청 등 군사정권시절에나 들어봤음직한 "학내사찰"은 민주한신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김강호 목사의 주장은 더욱 모욕적입니다.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불법 유포되고 있는 녹취록 역시 두 사람 간의 사적인 대화와 감정 표현에 불과합니다. 저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 화가 나면 욕도 합니다. 당시 비서실장이 어떤 보고를 했기에 총장이 그런 업무 지시와 감정표현을 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전체 맥락을 알 수 있는 녹취록만 사법당국에 제출해도 진실은 명확해질 것입니다. 아마 이 일에 관련된 분들도 불법사찰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두 사람간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전화 통화 내용이 몰래 녹음이 되고, 총장 중간평가를 논의하는 이 시기에 인격살인의 수단으로 쓰이는 비인간적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플 따름입니다.

저는 그동안 인내하여 왔으나 한신공동체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총장으로서 모든 불법폭로, 유포행위에 대해 엄중한 사법적, 행정적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특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김강호 목사는 한신공동체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와 더불어 선처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조만간 사법당국에 고소 및 고발당할 것입니다. 다른 관련자들도 본인들이 어떤 해교 및 불법 행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하시기 바랍니다. 증거 없는 진흙탕 폭로와 정치공작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총장이 나와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어떠한 도전에도 한신의 정신을 회복하고 학교재건을 위한 총장의 소명을 굳건하게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신 구성원들은 총장을 믿고 맡은바 소임에 충실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아울러 총장으로서 5월말 6월초 중간평가 약속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중간평가의 방식과 절차 등을 정할 4자 협의회가 정당성 문제로 구성되지 못하는 귀책사유가 총장에 있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이는 총장의 약속이행 의지와 별개의 사안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총장으로서 부족함이 있지만, 비민주적인 학사 제도와 한신 구성원들의 경제적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학교 재도약을 위해 교수와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상대를 존중하며 합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 한신공동체를 위한다면 이러한 가치를 지켜 나갔으면 합니다. 사적인 통화를 이용하는 반윤리적 행위는 소중한공동체의 신뢰와 소통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입니다. 총장으로서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6월 2일
한신대 총장 연 규 홍

김아무개 목사 반박성명] 연규홍 총장님 보십시오.

로마서 2:4-8
4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5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6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시되
7 참고 선을 행하여 영광과 존귀와 썩지 아니함을 구하는 자에게는 영생으로 하시고
8 오직 당을 지어 진리를 따르지 아니하고 불의를 따르는 자에게는 진노와 분노로 하시리라

‘사찰의혹 제기에 대한 총장의 입장' 잘 읽었습니다.

몇 가지만 정리하겠습니다.

1. "제 머리 속에는 사찰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사찰이 무엇인지 모르시니 당연히 ‘개념자체'가 없으실 겁니다.

2. "김강호 목사의 주장은 더욱 모욕적입니다."

모욕은 제가 받았습니다. 한신을 복음으로 바로 세우자는 당신의 거짓말을 믿고 선거운동부터 지난 1년7개월까지. 제가 받은 모욕은 지금 당신이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욕과 비교되지 않습니다.

3.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편집하지 않은 원본입니다. 당일 아침 업부지시이고, 제가 부득불 중간부터 녹음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전체 통화내용이 있었으면 더 부끄러웠을 겁니다.

4. "두 사람간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전화 통화"

총장님 당신께서 ‘신뢰'를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거짓말로 일관하고 계시니 제가 더 부끄럽습니다.

5. "김강호 목사는...조만간 사법당국에 고소 및 고발당할 것입니다."

이번엔 부디 제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하시리라 기대했었는데 제게 남아있던 일말의 기대마져 버리게 하시네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고소 고발 좋아하시는 분이시니 하십시오. 제가 가능한 사회법으로 가지 않으려 했던 건 당신이 이걸 이용해서 총장직을 계속 이어갈 계산이라는 걸 알기에 그랬던 겁니다. 그런데 회개와 반성없는 당신이기에 부끄럽지만 이 소동은 더 진행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6. ‘증거 없는 진흙탕 폭로와 정치공작', ‘저는 앞으로 어떠한 도전에도 한신의 정신을 회복하고 학교재건을 위한 총장의 소명을 굳건하게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증거가 없는지는 밝혀지면 알게 될 것이고, ‘정치공작' 이라는 단어는 제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당신이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한신의 정신을 회복하는 길은 총장님이 사퇴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7. ‘사적인 통화를 이용하는 반윤리적 행위'

한신대 총장이라는 분이 아침 업무지시를 사적인 통화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문제가 생기면 ‘내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 김강호가 알아서 한거다.'‘직원이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잉충성한 거다.' 뭐 이런식으로. 정치인들이나 하는 것들을 당신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그 자리에 계시면 안되는 겁니다.

연 총장님,
저는 당신의 선한 얼굴과 겸손한 어투, 그리고 진실해 보였던 신앙고백과 간증. 이것을 믿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제 말을 믿지 못할 겁니다. 많은 혼란과 혼동을 겪고 있겠죠. 복음적인 총장이라는 선한 양의 탈을 쓴 그 이면에 있는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 제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지금 우리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겠죠. 그 한 사람은 한신과 기장의 옷을 벗어야 할 겁니다.

담화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예레미야서에 보면 남유다가 멸망하기 전, 하나님은 많은 예언자와 사자들을 보내 회개를 촉구했지만 결국 왕 뿐만 아니라 제사장 백성 할 것 없이 하나님의 사신들을 비웃고 하나님의 말씀을 멸시하고 욕하다 결국 하나님의 진노로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 나옵니다. 결국 그 예언대로 남유다는 마지막 왕 시드기야 때 역사에서 사라지게 되죠. 흥미로운 점은 예레미야가 예언을 할 때 ‘실로'에서 있었던 일을 상기시킵니다.

총장님께서 잘 아시겠지만 실로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투하던 중 사천명이 죽고 패배를 했죠.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왜 우리가 졌을까?'를 생각하고 이 실패를 거울삼아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지 않았던 것을 회개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실로에 있던 하나님의 법궤를 가져오는 것으로 다시 2차 전을 치릅니다. 그런데 이 때 오히려 삼만명이 죽임을 당하고 대패를 합니다.

하나님의 법궤로 전쟁에 나가 승리를 꾀했지만 오히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패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때 엘리제사장과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죽게 됩니다.

타락한 엘리 제사장은 법궤가 빼앗겼다는 소식과 그의 두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의자에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고 맙니다. 또 그의 며느리는 아이를 낳고 죽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의 이름이 ‘이가봇'입니다. ‘영광이 떠났다'입니다.

왜 총장님의 담화문을 읽고 이스라엘 백성들과 엘리 제사장의 가족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복음과 예수의 이름을 자신의 영달을 위해 부끄럽게 사용하는 당신을 저는 지금 고발합니다.

저도 지난 1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습니다. 입장문에 밝히신 대로 엄중한 사법적, 행정적 조치를 하시겠다고 하니 저도 미루지 않고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대응하겠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2019년 6월 3일
김강호 올림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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