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치고 사택으로 돌아가던 목회자가 두 차례나 괴한의 습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목회자는 인근 콘크리트 공장을 배후로 지목했다.
충남 서산 참된교회 김경호 목사는 6월 30일과 8월 4일 두 번에 걸쳐 습격을 받았다. 1차 습격에서 괴한은 김 목사를 쇠몽둥이로 가격했다.
2차 습격에선 두 명의 괴한이 나타나 한 명은 둔기를, 다른 한 명은 화학물질을 김 목사의 얼굴에 뿌렸다. 이로 인해 김 목사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김 목사는 가해자들이 교회 주변과 자신의 동선을 상세히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목사는 1차 피습 이후 사택에 CCTV를 설치했다. 2차 피습 장면은 CCTV에 찍혔다. 그럼에도 괴한들은 용의주도했다. "영상을 확인해 보니 괴한들은 CCTV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즉, 치밀하게 계획된 일이라는 의미다.
김 목사는 인근 콘트리트 제조업체가 배후에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목사가 목회하는 참된교회는 신도수 20여 명의 소규모 농촌교회다. 그리고 교회 바로 앞엔 ㄱ산업이 운영하는 대지 19,601㎡ 규모의 콘크리트 제조공장이 위치해 조업 중이다.
문제는 공장에서 나오는 비산 먼지와 소음이었다. 김 목사는 주민들을 대신해 공장에서 시멘트 먼지가 폐질환, 진폐증, 호흡기질환 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관할 지자체인 서산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 공장 기계 소음 피해도 호소했다.
현장을 보기 위해선 공장이 위치한 태성산에 올라야했다. 공장 부지는 태성산을 깎아 조성했다. 김 목사는 공장 건설 단계부터 환경파괴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공장에 다가가자 굉음이 들렸다. 공장 기계에서 나는 소리였다. 공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소음을 측정해 보니 최대 74데시벨까지 나왔다. 환경부가 정한 건설공사장 기계소음 피해인정기준 60데시벨을 넘는 수치다.
김 목사는 ㄱ산업 콘크리트 공장의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김 목사가 자신의 피습의 배후로 ㄱ산업을 지목한 이유다. 이 같은 의심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현재 가해자 한 명은 검거돼 구속 중이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이 가해자가 ㄱ산업 대표와 초중학교 동창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이러자 1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김 목사 피습사건 진상과 배후를 밝혀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해당 청원에서 "서산경찰서는 1차 폭행 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하여 피의자를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 사건의 배후를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2차 폭행의 피의자는 CCTV 영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또 다른 테러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폭행 사건의 진상과 배후가 규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관할 지자체장인 맹정호 서산시장을 조만간 만나 문제해결을 촉구할 생각이다. 김 목사는 "몸과 마음이 다친 상태지만 이슈화되어 긍정적으로 본다"라면서 "진상이 명확히 밝혀질 때 까지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