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가 학생 2명을 징계하면서 술렁이고 있다. 한신대 총학생회는 온라인에 학생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올리고 구명에 나섰다.
사태를 재구성해보자. 학교 측은 1일 교무회의에서 총학생회 이 아무개 비상대책위원장과 김 아무개 부위원장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총학생회 비대위는 9월 말부터 총장신임평가를 위한 4자 협의회 개최를 요구하며 장공관 점거 농성을 벌였는데, 학교 측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학교 측이 두 학생에게 직접소명 기회를 주지도 않았고, 징계수위를 결정한 뒤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총학은 밝혔다.
연 총장이 결재하지 않으면 무기정학 조치는 실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징계결정을 내린 교무회의 의장이 연 총장이어서 결재 가능성은 높다. 이에 총학 비대위는 4일 오후부터 무기정학 철회와 신임평가 진행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학교 측 조치에 한신대 학내공동체는 물론 동문, 시민단체까지 반발했다. 징계 당한 두 학생은 "명분 없는 징계"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한신대 연규홍 총장은 금품수수·학내 사찰 의혹 등으로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학내 공동체 안에선 연 총장이 국면전환으로 총장직을 지키기 위해 정학조치를 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신대 총학생회는 이번 조치가 총학생회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했다. "현 비상대책위원장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장이다. 그리고 부위원장은 선거관리위원이다. 이 둘은 총·부총학생회장 권한대행으로 선관위 당연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둘의 무기정학으로 인해서 학생자격이 박탈될 테니, 연 총장은 이 둘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총학생회 선거 정당성을 시비 걸 것"이라는 게 총학생회의 주장이다.
한신대 총학생회는 그러면서 "연규홍 총장이 학생 사찰을 지시하는 통화내역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의 저항을 가장 싫어했고, 두려워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총회를 성사시키고, 장기 단식을 거듭한 후 본부를 점거하며 총장에게 강한 투쟁을 전개했다"며 이번 징계조치가 학내 민주주의 파괴라고 규정했다.
한신대 신학과도 "적법한 절차도 없고 학생들에게 소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교무회의라는 밀실을 통해 ‘무기정학' 판결을 내린 한신대학교는 이제는 우리가 자부하던 한신대학교가 아니다. 학교 측의 평화 한신은 정당성을 운운하며 계속해서 신임평가를 거부하는 연규홍 총장을 지키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신대 총동아리연합회도 4일 성명을 내고 "학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공문 접수를 거부하고 학생들이 낸 학생회비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학생 최고 의결기구인 학생총회마저 그 인원수를 걸고넘어지며 인정할 수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학생대표자 2인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며 학생자치를 파괴하려 한다"며 이번 징계가 학생자치에 대한 학교의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 총장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연 총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