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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참존 김광석 전 회장, 회사돈은 쌈짓돈?

경영악화에도 소망교회엔 거액 헌금, 과연 정의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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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참존화장품 창업주인 김광석 전 회장이 경영 악화에도 출석 중인 소망교회에 거액의 헌금을 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팀은 비서실에 그 돈을 지급했고 교회의 영수증을 받아 회사기부금으로 처리했습니다. 한 달 평균 1000만 원 이상씩 지난 19년간 소망교회에 낸 기부금은 무려 37억 원이 넘습니다. 한 번에 수억 원의 뭉칫돈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19일 오후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청개구리 회장님의 배신'편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PD수첩은 이날 참존화장품 창업주인 김광석 전 회장의 방만 경영 실태를 보도했다.

눈에 띠는 건 김 전 회장의 기부금 내역이다. 소망교회 장로인 김 전 회장은 신앙심이 남달랐던 것 같다. 19년 간 소망교회에 무려 37억 원을 헌금으로 냈으니 말이다. 지난 4년 동안 참존의 기부금 가운데 약 77%가 소망 교회에 집중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의 신앙이 경영에 투영된 흔적도 보인다. 2015년 1월 인천공항 면세점 3기 사업자 공모에 입찰하면서 입찰 당일 모종의 계시를 받아 입찰가액을 적었다고 하니 말이다.

개인의 신앙에 대해 무어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신앙경영'이 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김 전 회장은 소망교회에 거액을 헌금하면서 회삿돈을 사용했다는 정황이 PD수첩 취재 결과 드러났다.

참존화장품은 2010년부터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 시기 직원들은 제때 월급을 챙겨가지 못했다. 그러나 헌금액은 줄지 않았다. 회사돈이 소망교회 헌금으로 들어갔지만 직원들은 이 사실도 알지 못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해고는 곧 일상의 붕괴로 이어진다. 따라서 회사는 경영위기가 닥쳤어도 곧장 인원감축을 하지 않는다. 법 역시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닥쳤을 경우에 한해 해고를 허용한다.

제물 보다 정의를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위기에 처했음에도 김 전 회장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관심밖이었나 보다. 이 지점에서 문득 의문이 인다. 하나님께서 과연 김 전 회장이 바치는 헌금을 보고 기뻐하셨을까?

하나님은 제물 보다 정의를 더 원하는 분이다. 예언자 아모스는 이 점을 분명히 증거하고 있다. 아모스 선지자는 이렇게 외친다.

"축제 때마다 바치는 분향제 냄새가 역겹구나. 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친교제물로 바치는 살진 제물은 보기도 싫다....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 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공동번역 성서 아모스 5:22, 24a)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무엇보다 회사에 몸담고 있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형편을 먼저 살피는 게 도리다. 굳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들먹이지 않고서도 말이다. 직원들은 권고사직 등으로 일터를 떠나는데, 기업 총수가 헌금에만 열을 올리는 건 정의가 아니다.

김 전 회장뿐만 아니라 사모 역시 회사돈을 제 돈 처럼 쓴 정황도 불거졌다. PD수첩이 고발한 사모의 행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1994년부터 2015년까지 받은 사모님 월급은 약 22억 원에 이릅니다. 그뿐 아닙니다. 사모님이 참존 임원을 그만둔 건 2015년 10월, 그 후에도 사모님은 회사 차를 사용했습니다. 3억 원대에 달하는 최고급 수입 자동차였습니다. 기름값, 보험금 등 사비 한 푼 들이지 않고 무려 3년 동안 회사 차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김 전 회장 부부의 행태는 여느 보수 대형교회 목회자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편으로 다행인 건, 대형교회엔 공권력이 잘 미치지 않지만 기업은 다르다는 점이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 당한 상태다. 우리 사법부가 재벌엔 관대한 편이라 김 전 회장에게 사법적 단죄가 가해질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사법기관의 감시망이 작동하는 범위 안에 있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든다. 만약 세상법이 대형교회 목회자에게 똑같이 적용될 경우 법망을 피해갈 목회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교회 스스로의 회개와 각성을 바라서는 안 된다. 그보다 우리사회 공동체가 교회에 대한 법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김 전 회장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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