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5 총선과정에서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는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막말로 물의를 일으켰다. 차 후보의 막말은 새삼스럽지 않다. 그가 막말을 한 배경에 대해 여성신학자인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차 후보의 막말과 극우 개신교의 연관성에서 찾는다. 강 연구위원의 양해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주]
지난 총선 당시 나온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한 막말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다. 차명진 후보는 앞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징글징글하게 해쳐먹는다"거나 "세월호 우상화"라고 적었다가 물의를 일으켰다. 그런데 그의 말은 극우 개신교에서 늘 해왔던 말이다. 유투브에서 어느 목사가 "세월호 우상화"라는 말을 한 걸 들은 적이 있다.
왜 일부 극우적인 대형교회 목사들과 통합당 의원들은 "세월호를 잊지 말자"라는 의미를 종교적인 단어인 "우상화"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통합당과 극우 개신교가 세월호를 보는 시선은 가해자의 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목사에게 성폭력 당한 피해여성을 향해 "꽃뱀", "이단"이라고 낙인찍어 오히려 가해자로 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이 4.16 세월호 사건을 잊지않는 것은 첫째는 아직까지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둘째는 가슴 속에 맺혀있는 억울함과 깊은 슬픔을 위로받기는커녕 오히려 "시체팔이", "우상화"라는 단어로 덧씌워 가해자로 몰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유가족들의 상처와 응어리가 풀어질 수 있다. "세월호 우상화"니, "세월호 징글징글하다"는 말을 하기 전에, 진실이 드러나도록 협조하는 게 도리다.
차명진 후보가 괜히 "세월호 우상화"라는 말을 한 게 아니라고 본다. 그 배경엔 일부 극우 목사들의 냉소적인 권위주의와 무정함이라는 자기 우상화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교탄압"으로 치부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다.
왜 한국교회 주류는 피해자 편에 서지 않고, 가해자 편에 서는가? 왜 큰 교단일수록 시대의 눈높이를 못맞추며, 인간의 존엄한 생명의 가치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인가?
하나님이 부와 명성을 주셨다면, 왜 그 부와 명성으로 사람들을 섬기기에 헌신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바벨탑을 쌓으려 발버둥치는 것일까?
한국교회 주류교단은 슬픈 자들에 대한 연민과 위로를 잃어버렸다. 설령 정치가들이 가해자편을 들더라도, 종교 지도자는 피해자편에 서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게 주님께서 가르쳐준 십자가의 정신이다.
한국교회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며, 슬퍼하는 자들과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교회로 거듭나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