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항의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이 대전역에 모여 쿠데타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국 개신교계와 시민사회의 연대 움직임도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재한미얀마청년연대(아래 미얀마청년연대)는 7일 오후 대전역 광장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미얀마청년연대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서울에서 집회가 여의치 않아 대전에서 집회를 주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엔 충청지역을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는 재한 미얀마인 약 8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얀마 군부의 탄압으로 희생된 희생자들을 기리며 붉은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그리고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의미의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민주주의 회복,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자신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가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적었다.
이에 대해 미얀마청년연연대 카잉카잉 회장(한국명 서예은)은 "한국이 미얀마 민주화에 참여해 준데 감사한다. 미얀마인들도 한국 정부에 감사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집회에 참여한 재한 미얀마인들은 민주화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한 순간에 민주주의를 잃어버렸지만, 우리는 민주주의의 기억을 품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다"고 선언했다.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4일 미얀마 인권회복을 위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군부 쿠데타를 규탄했다.
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 결과에 따라 쿠데타를 당장 멈추고, 민간정부에 즉각 정권을 이행해야 한다. 8888혁명과 2007샤프론혁명을 통해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내걸고 힘겹게 성취해 온 민주의 가치를 다시는 상실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군부에 민간정부에 정권 이양 무력진압 중단과 구금자 석방 등을 압박했다. 한국정부를 향해서도 구체적 후속조치 마련을 촉구했다.
7일 집회엔 한국작가회의가 함께 했다. 한국작가회의는 "1980년 5월, 한국에서 전두환 군부에 의한 광주학살사건이 있었다. 2021년 2월, 미얀마 시민들이 그와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미얀마가 1988년과 2007년의 군부 독재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미얀마 작가들과 직접적인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터넷이든 국내에서든 최대한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함께하고자 한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미얀마 상황을 국내외 여론에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제위원회 김응교 위원장(숙명여대 교수) 등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은 재한 미얀마인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