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수의 꿈 잃어버린 한국교회"

청라감리교회 교회창립 114주년 기념 주일예배 드려

leejaehoon
(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이재훈 목사가 청파감리교회 창립기념주일 예배에서 설교하는 모습.

이재훈 목사가 지난 1일 청파감리교회 교회창립기념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한국교회가 예수의 꿈을 잃어버렸다며 예수의 꿈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다시 좁은 문으로'(눅13:22-30)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이 같이 전하며 그리스도인들이 환난을 자처하는 길을 택하기를 권면했다.

앞서 이 목사는 교회의 백 열 네 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축하하며 청파교회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했다. 그는 "청파교회를 소개하는 소개 문구 중에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한적한 오솔길 같은 교회'라는 것이 있다"며 "청파교회는 차분히 스스로를 돌아보며 소란스럽지 않게 하나님께 나아가는 훈련을 하는 교회다"리고 밝혔다.

이어 "사실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는 '하나의 기준점'을 떠올려야 한다"며 "그 기준점은 바로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즉 '주님께서 꾸신 꿈'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과연 제자들을 향해 어떤 기대를 품으셨고 또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그리고 그 분은 어떤 세상을 마음 속에 그려 오셨는지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꿈꾸는 예수를 상기시켰다. 먼저 그는 "예수께서는 우리가 길을 잃고 방황활 때마다 참 고향과 참 쉴 곳이 어디인지를 떠올리게 하셨다"며 "물론 여기서 참된 쉼이 있는 곳은 장소라기보다 주님과 동행하는 그 순간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는 이렇게 우리가 어디로부터 왔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생각나게 하신 분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예수는 스스로 꿈꾸는 자이기도 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수께서는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을 꿈꾸셨다"며 "꿈꾸는 자로써의 예수는 너와 내가 어떠한 편견 없이 어울리고 또 다른 누군가를 적대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여기는 세상! 바로 이 세상을 꿈꾸고 기대하셨던 것이다"라고 했다.

이러한 예수의 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 현실에 대한 반성도 촉구했다. 이 목사는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예수의 꿈을 잃어버린 채, 너무 날카로워져 있고 또 사랑을 주기보다 받기만을 바라며 살고 있진 않았던가? 자기반성이 필요할 때이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예수의 꿈'은 청파교회만 회복해야 하는 꿈은 아니다. 지금 이 땅 위의 많은 교회들이 잃어버린 꿈이기도 하다. 교회들이 점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종교의 매력이 점점 하향세를 타고 있다. 교회가 자랑거리가 되지 못하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돌파해야 할 것인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좁은 문으로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이 목사는 "'좁다'라는 말은 '환난'과 유사한 의미다"라며 "그렇기에 '좁은 길'은 곧 '환난의 길'이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환난의 길로 들어가라고 명하신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또 이 '환난'이 무엇을 말하는 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 가지 의미를 들 수 있겠지만, 저는 이 환난을 '누군가를 사랑하려고 애쓰다가 상처 입은 영혼 혹은 가슴'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철학자 김진영 선생은 '타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곧 타자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줘버리게 되면, 결국 자기 안에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된다"며 "텅 비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사랑한 사람은 모든 것이 소진된 상태가 되기 때문에 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환난'은 내가 추해질 것을 각오하고 덤비는 행위인 것이다"라고 했다.

환난의 길로 들어가라는 메시지 앞에서 청중들이 겪을 수 있는 거부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목사는 "솔직히 우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 왜냐면 고통을 피하고 싶은 것이 우리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주님께서는 구원 받기 위해 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라고 말씀하신다. 사서 하는 고생 길! 만약 구원받는 이 길이 불행하기만 한 길이라면 또 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꽃길이 아니라 고생길이기만 하다면, 우리는 정말 그 길을 기꺼이 또 즐겁게 걸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환난이 가득한 고생길을 가는 것이 비단 당위적인 메시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현실이라는 설명도 보탰다. 이 목사는 "'좁은 문'은 '환난이 가득한 고생길'을 뜻하지만, 또한 그 길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길'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며 "여기서 '생명'이란 '하나님으로 인해 충만해진 상태'를 말한다. 성경에서 생명을 얻었다는 말은 우리의 목숨이 연장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해 생기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말과 같다. 그러니까 '좁은 문'은 곧 '생명으로 이끄는 문'이고,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하나님으로 인해 충만해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 '좁은 문'을 겁내지 않아도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다보면, 어느새 자신과 함께 걷고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라며 "만약 내가 먼저 좁은 곳으로 들어가길 힘쓴다면, 반드시 동행을 만나게 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나의 모습을 보고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주님께서는 주님 편에 서려는 자를 결코, 홀로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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