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흡영 전 강남대 교수가 도의 신학 개설서인 『기독교 신학의 새 길, 도의 신학』(동연)을 펴냈다. 저자가 주창한 '도의 신학'을 제목으로 한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도의 신학'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더 쉽게 풀어썼다.
저자에게 도(道)란 도교나 도학에서 쓰는 도(道)가 아닌 유학(유교)의 도(道)를 일컫는다. 저자는 유학과 기독교의 만남, 서구적 사유의 기독교가 한국 땅에 들어와 토착화 과정을 거친 한국 기독교로서의 도의 신학을 설파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사상적 근간을 차지하는 하나의 뿌리인 유학적 풍토에서 기독교를 어떻게 해석하며 그 접점을 이루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도의 신학은 달리 말하면 한국적 신학이다.
저자에 따르면 역동적인 도의 해석학에서는 해석자의 맥락과 역할이 모두 중요한데 도의 해석학이란 해석자 또는 해석 공동체가 주어진 맥락과 맞물리면서 도의 궤적을 각성하고 창조적이고 통전적으로 이해하는 활동을 말한다.
도의 신학이 지닌 생태학적 측면도 부각되었다. 저자는 "자연을 결정론적이고 기계론적으로 보는 근대 계몽주의적 편견도 지양되어야 한다. 현대과학이 발견한 역동적, 유기적, 자기 조직적, 비결정적, 개방적 우주관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고대와 중세의 우주 중심적 신학들을 재조명하여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릴수 있는 생태 신학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책에서는 유교와 기독교의 만남이 지닌 의의에 대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았다. 저자는 "유교의 오랜 전통은 인류에게 남은 소중한 휴머니즘의 자원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와 유교의 대화를 통하여 참되고 선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과 방법, 곧 참된 인간성의 도(道)를 탐구하는 것은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 사이보그(cyborg) 등 포스트-휴먼(post-human)의 열망에 젖어들어 가는 이 시대에 시의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저자는 대학 학부에서 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공부를 계속한 저자는 과학에도 관심과 조예가 깊어 과학과 종교에 관해 많은 저술과 연구를 하였고, 국제 학술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한학을 접해 온 이력으로 신학을 공부할 때 유학과 그리스도교에 대한 비교 연구와 한국 사상 속에서 찾은 유학 그리고 한국 사상의 뿌리에 관한 연구를 충실히 진행했다. 그 결실로 '도의 신학'을 창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