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지진 학살 100주년을 맞아 오는 3일 오후 4시 일본 도쿄 재일대한기독교회 동경교회에서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희생자 100년 그리스도인 추도집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추도집회 선언문이 미리 공개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선언문에서 "패전 후 78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일본 사회는 그 100년 전의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하지 않고 그 책임을 계속 불문하고 있다"며 "국가 책임에 관한 국회 질문에 대해서도 회피하는 답변이 반복되고, 또 동경도의 학살 희생자에의 추도사를 보내지 않고 중지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게다가 조선학교 무상화 제외라는 제도적 혐오와 함께 민족 차별적 혐오는 오늘 일본사회에서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고발하며 "동시에 우리는 '그때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물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는다. 살육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당시의 교회는 방관자로 남아 살육을 피해 도망치는 조선인・중국인에게 문을 열지 않고 침묵했던 사실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반성했다.
아울러 "관동 대학살로부터 100년의 지금, 부활의 주님의 부름 받아 '이 땅의 소금'과 '세상의 빛'으로 이 세상으로 보냄 받은 우리 한사람 한사람은 주님의 십자가 앞에 서서 관동 대학살의 역사에 마주 추도의 사역을 계승해 간다"며 "지금 새로운 전쟁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 시대에 적의와 차별이 낳는 폭력에 침묵하지 않고 참된 화해와 평화를 이끄시는 주님을 따라 증인으로서 '지극히 작은 자'(마태 25:40)의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선교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추도집회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인 김종수 목사(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가 '디아스포라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김종생 총무가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