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부흥기를 지나면서 직분이 권력화 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한 김동호 목사가 하나님이 주인이신 교회는 직분을 계급화 하여 사람 등급을 나누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끼리는 모두 평등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사를 건 교회개혁'이란 주제로 비전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는 김동호 목사가 19일 자신의 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직분, 특히 장로 직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부흥기가 도래하기 전이었던 1970년대 교회는 대부분 가난했다. 궁핍한 생활을 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신학교는 항상 미달이었고 어쩌다 교회 장로로 피택된 집사는 교회의 재정 부담을 지기가 싫어서 교회를 떠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김 목사는 회고했다.
김 목사는 그러나 교회 부흥기가 도래하면서 교회 재정 상황이 넉넉해지자 신학생들도 많이 배출되고 또 교회마다 장로 선거가 치열해져 장로 되려고 선거 운동을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등 상황이 역전됐다고 밝혔다. 교회가 부흥하면서 재정 규모가 늘어나자 직분은 더이상 희생이 아닌 권력이 되었기 때문이란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 목사는 이어 직분의 계급화, 권력화 사례를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들려줬다. 김 목사는 "1988년도에 처음 미국을 갔었다. 저녁예배 드리고 어느교회 집사님이 라이드를 해주었다. 집사님이 생전 처음 보는 나한테 자기 담임목사님 흉을 봤다. 깜짝 놀랬다. 그런데 흉을 보는 내용이 더 웃겼다. 자기가 교회에서 헌금을 제일 많이 하는데 목사님이 자기를 다른 사람하고 똑같이 취급한다 그랬다. 내가 속으로 이 양반이 교회를 주식회사로 아는구나. 자기가 대주주인데 일반 주주랑 똑같이 대우한다고 불평하는구나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민교회가 조금 비판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미국 가는 거 아무것도 아니지만 저희 세대 때는 미국을 이민 간다. 되게 똑똑한 사람이 갔다. 빠리빠리 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갔다. 제 나이 때는 그랬다. 한국 사람들 똑똑하지 또 굉장히 부지런하다. 그러니까 금방 가서 이민사회에서 자리를 잡았다. 벤츠 타고 다니고 집도 가보면 어마어마 하더라. 사업들 조그맣게 자기 사업 잘해서 괜찮다. 그런데 이 분들이 돈은 벌었지만 의사소통 문제로 사회적 욕구를 채우지 못했다. 때문에 이들은 대개 교회에서 그런 욕구를 풀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장로가 되면은 무슨 이사급이지 않는가. 그리고 권력이 생긴다. 거기에 집착하더라. 그런 면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참 (이민교회가)어렵겠구나. 직분을 계급으로 인식하면 어려워진다. 근데 와서 보니까 그게 이민교회 문제만이 아니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직분이 계급이 되는 교회는 하나님이 아닌 사람이 주인인 교회라며 김 목사는 하나님이 주인이 되는 교회는 "사람끼리는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는 사람끼리는 계급이 없어야 된다. 남자나 여자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다. 그게 원칙이고 그게 민주다. 사람끼리는 구별은 있을 수 있어도 사람은 차별이 없어야 된다. 이게 기독교의 정신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 안에 하나님이 목사, 장로, 집사, 권사는 역할의 구별로 주신 것인데 이걸 딱 세워 가지고 계급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권력이 커지고 그러다 보니까 자리잡고 주인 노릇 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