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NCCK 사건과 신학'은 '출생신고조차 박탈당한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글들을 실었다. '그림자 아기를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한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는 사회적 약자인 영유아에 대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논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글에서 오 목사는 "진정한 개신교회라면,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극도로 궁핍한 아이들,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앓는 아이들, 그림자 아기처럼 부모에 의해 살해당하는 영유아의 최후이자, 최선의 안전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종교개혁의 전통에 따르는 개신교회는 이 사회의 모든 약자를 사회와 연대해서 막아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교회가 사회사업을 낳은 어머니였으나, 교회가 서로 돕지 못해 사회복지사업을 세속사회로 넘겨주었다"는 기독교 윤리학자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1892~1971)의 말을 인용한 그는 사회복지의 뿌리가 교회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사회복지의 중요성을 종교개혁 전통에서도 찾았다. 그는 "루터는 사회개혁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으며 『공동기금 감리』라는 책을 통해 효과적인 사회사업의 실천을 위해 정부가 주도하는 형태의 사회복지로 전환되어야 함과 조직적인 사회보장제도를 법으로 제정할 것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가지 예를 들면, 종교개혁의 도시 비텐베르크의 루터하우스에 가면 '공동 금고'(Gemeine Kasten)라는 궤짝 모양의 금고를 볼 수 있는데, 이 금고의 목적은 이 땅의 이웃을 돌보며, 과부와 고아, 그리고 공부하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모금이었다"며 "이 정신이 현재 독일의 '디아코니아'(Diakonia)의 출발이기도 하다. 이처럼 교회, 특별히 개신교회의 출발은 나의 죽음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한 개인적 목적이 아닌, '약한 이웃에 대한 것'이었다"고 했다.
오 목사는 교회는 최후이자 최선의 "사회 안전망"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먼저 "최근 신학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도 교회는 단지 지역 사회의 사회복지단체나 국가의 행정기관에 소정의 일부 금액을 기부하는 것을 이제는 넘어서서 이 땅의 소외된 가정의 아이들의 복지와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정책을 세우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시의 복지를 추구하는 신학'이라는 공공신학적 관점에서도 교회는 모든 시민, 특별히 사회적,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면,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살거나, 존엄한 죽음조차 박탈당할 수 있는 이 사회의 가장 약자인 그림자 아기들의 '최후이자, 최선의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