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다니지만 자기 자신을 '명목상 교인'으로 생각하는 크리스천 비율이 39.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28일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총 1,000명의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한국교회 명목상 교인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명목상 교인은 크게 신앙 활동 영역, 정체성 영역, 신념 영역 등 세 가지 영역의 질문에서 추출하여 정의했다. '정체성 영역'은 '나는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하지 않은 교인을, '신념 영역'에서는 기독교인 근거가 '예수/하나님 믿음' 외 응답자이거나 구원의 확신이 없거나 신앙의 목적이 개인의 필요 유형인 교인을, '신앙 활동 영역'은 교회에서 예배 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성경 읽기/기도를 안 하는 교인으로 정해 이 세가지 영역을 하나라도 충족하는 교인을 명목상 교인으로 책정했다. 측정 결과 출석 교인의 39.5%가 명목상 교인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 중직자 중에도 명목상 교인이 있을까? 조사 결과 중직자 4명 중 1명(26%)은 명목상 교인에 속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목상 교인과 가나안 성도의 총합 비율도 측정했다. 연구소 측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개신교인 중 교회 출석자가 70.7%, 가나안 성도가 29.3%였다. 앞에서 교회 출석자 중 명목상 교인이 39.5%로 나타났는데, 이를 가나안 성도까지 포함한 전체 개신교인을 기준으로 하면 27.9%가 된다. 따라서 '가나안 성도'와 '명목상 교인'을 합하면 전체 한국 개신교인의 57.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명목상 교인의 정체성 인식에 관한 조사도 있었다.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명목상 교인'은 7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24%('잘 모르겠다' + '아니다')는 '나는 크리스천'이란 인식이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원의 확신 여부를 물은 결과, 명목상 교인의 51%만 '확신한다'고 응답해 절반에 불과했다.
명목상 교인에게 무슨 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지도 물었다. 조사 결과, '명목상 교인'은 '마음의 평안'(48%)을 꼽은 비율이 다른 본질적인 이유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비 명목상 교인'은 3명 중 2명이 '구원과 영생을 얻기 위함'이라고 응답한 것과는 인식의 차이가 컸다.
명목상 교인 10명 6명은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믿는 것도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기독교 외 타 종교에 구원이 없다'에 명목상 교인 10명 중 4명(38%)만 '그렇다'고 응답해 나머지 10명 중 6명(62%)은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는 신앙적 명제에 대해 확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상 교인의 교회 선택 이유를 물은 결과, '비 명목상 교인'은 '목회자/설교 내용이 좋다'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나, '명목상 교인'은 '가족이 다닌다'(25%)가 가장 큰 이유였고, 다음으로 '거리가 가깝다', '목회자/설교 내용이 좋다' 등의 순이었다. '가족'과 '거리' 요인이 명목상 교인들의 교회 선택의 주요 고려 사항임을 알려준 결과였다.
이 밖에 명목상 교인은 예배 외 활동에 잘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에서 예배 활동 외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지 물은 결과, '명목상 교인'은 36%가, '명목상 교인이 아닌 자'는 76%가 '참여한다'고 응답해 교회에서 명목상 교인의 예배 외 타 활동 참여율이 비 명목상 교인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명목상 교인의 헌금 액수는 비 명목상 교인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월평균 헌금액을 물은 결과, '명목상 교인'은 14만원, '비 명목상 교인'은 24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명목상 교인 44%는 '성경 거의 안 읽는다"라고 답했다.